한 비정한 어미가 아이를 비닐 봉지에 싸서 쓰레기장에 버렸다. 내다버린 지 몇 시간이 지났는지는 모르지만 미화원들에 의해 새벽에 발견될 때까지 그 생명은 붙어 있었다.
지난 3월 18일 새벽 아직도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때였는데 마침 그 앞을 지나가던 목사 한 분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바로 그 아이를 자기 집에 데리고가 몸을 덮혀 주었더니 살아났다고 한다.
그 목사는 여아가 살아나자 아이 이름을「금봉지」로 정하고 부부가 친자식처럼 키우겠다고 했다.
지난 5월 2일 밤 KBS 제1TV를 지켜본 시청자라면 누구나 자식을 쓰레기장에 내다버린 비정한 모정을 질타했을 것이고 그토록 천대 받고 쓰레기로 내다버렸는데도 살아남은 그 아이를 보고 생명의 끈질김과 존귀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으리라 여겨진다.
어미가 자식을 내다버리는 경우는 모두가 미혼모들이다.
남녀간의 무책임한 일시적 불장난의 결과 임신한 여성들이 미처 손을 쓸 수 없어 결국 아이를 낳게 될 겨우 버릴 수밖에 없어진다. 서투른 미혼모들이 아니면 낙태로 없애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바로 우리나라가 세계 제일의 낙태왕국으로 한 해 1백50만 명 이상의 태아가 낙태로 죽어가고 있음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이처럼 미혼모들이 내다버리는 기아나 입양기관을 통해 맡기는 고아들의 수가 매년 줄지 않고 있는 것은 성의 타락과 가정 파괴의 심각성을 반영해주고 있다.
여러 형태로 발생하고 있는 가정 파괴 현상의 또다른 한 예는 매년 2.7~3.2%씩 늘어나고 있는 소년소녀가장의 증가에서도 볼 수 있다.
보사부가 4월 30일 밝힌 바에 의하면 93년 말 현재 전국의 소년소녀가장 수는 7천3백22가구인데 이 중 부모의 이혼 및 재혼과 가출 및 행방불명으로 인한 경우가 44.4%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93년 한 해 증가한 2백33가구를 놓고 볼 때 부모의 이혼 및 재혼, 가출 및 행불이 76.3%로서 이는 소년소녀가장이 부모의 사망으로 발생하던 것이 80% 이상을 차지한 80년대 중반과 비교해 보면 엄청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무책임하게 아이를 내다버리는 사람들, 몰래 아이를 수없이 낙태시키는 사람들 그리고 오로지 자신의 행복 추구를 위해 아이를 내팽개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로 우리의 가정은 뿌리째 크게 흔들리고 있다. 가정이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상황에서 올해 세계 가정의 해를 살고 있고 5월 어린이ㆍ청소년ㆍ어버이ㆍ노인ㆍ가정의 달을 맞고 있다.
교황은 금년 세계 평화의 날 메시지에서『교회는 모든 사람의 집이며 가정』이라고 하셨고 또 성 목요일 사제들에게 보낸 교서에서는『가정의 해는 교회가 모든 생활 영역에서 가정이 되는 길을 새롭게 하는 중요한 기회』라고 하셨다.
교회가 참으로「가정이 되는 길」을 모색해야 할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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