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경우、수업시간도 긴편이지만 수업시간 수는 정말로 많은 편이다. 그래서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은 공부 때문에 죽을 지경이다. 그러니 그들을 살리자.
중 1에서 고 3까지 다 꼭같지는 않지만 우선 수업시간이 왜 그렇게 긴가. 또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업시간 수도 많아진다. 고 3이 되면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학교에서 공부만 해야하니 그들에게는 낮도 밤도 없는 셈이며 방학도 없고 주일도 없다. 고 3만 그런 것이 아니다. 고 2만해도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다. 도대체 어찌자는 것인가! 50분도 수업해야 겨우10분 쉬다가 점심도 저녁도、학교와 좀 먼곳에 있는 학생이라면 아침까지도 한보따리 싸온 도시락으로 해결해야하니 언제 따뜻한 밥한그릇 먹어볼 수 있는지. 이러고서 밤 11시나 12시에 집이라고 돌아와도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서둘러 학교에 가야하니 기진맥진한채 빨리 잠자리에 들어가게된다. 그러자니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들과의 대화는커녕 대면도 하기 어려운 노예생활의 연속인것이다.
◆비능률 지적하면서도
이번 여름방학도 말이 방학이지 고3학생들은 하루도 못쉬고 학교에 나가고있고、고1이나 고2학년의 경우도 겨우 한주간의 휴가 후 나머지는 예나 다름없이 학교에 나가고 있으니 소위 보충수업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작년의 경우에도 실제로는 방학을 한주간만하고 삼복더위나 엄동설한이거나 관계없이 보충수업을 시켜놓고는 그 평가에서 교육계 당사자들은 모두 이구동성으로 능률도 없었다는 평가를 했었다. 그리고 국내 거의모든 신문도 사설을 통해 무리한 보충수업이 비교육적임을 지적했었다.
누구한테 물어봐도 비능률적이고 비교육적이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금년에 또 방학을 시작하자마자 보충수업으로 학생들을 괴롭히는 이유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것일까.
혹시 학력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한다고 할지 모르겠다. 공부는 하면 할수록 좋은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루 놀면 하루 손해고 한시간 쉬면 한시간 손해라고 잘못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공부해본 사람치고 그렇게 하는 것이 능률적이라고 생각하거나 교육자치고 이것이 교육적이라고하는 사람은 없다. 정말로 하나도 없다. 왜냐하면 사람이란 한계가 있는것이라 공부할 때 어느정도 정신을 집중할 수 있느냐에 되고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러기 위하여는 생리학적으로도 반드시 휴식이라는 것이 있어야 하기때문이다.
◆보충수업 안하면 학부모 항의
아니、공부 잘되고 안되고가 문제가 아니라 이런식으로 학생들에게 공부를 시킨다면 학생들에게 해롭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은 손해를 강요하고 있는것이다. 많은 경우에는 돌이킬수 없는 손해를 제도적으로 끼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요즘 청소년문제가 많고도 심각하다고 하는데 청소년문제의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가 학생들이 자유시간이라고는 전혀 없는가운데 너무나 계속되는 긴장속에 살아가고 있다는데에도 기인한다는 것을 왜 모르고 있는지. 알면서도 그렇게하고 있는지. 학교 교사들이나 교장들에게 물어보면 이제 우리도 모르겠다는 식이니 이들 학생들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만일 보충수업을 하지않으면 부모들의 항의가 대단하다는 것이다. 보충수업을 하는것에 대해서는 항의가 없어도 안하면 항의를 한다니 부모들 때문에도 보충수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실정이라는것이다. 부모의 입장은 아마 남들이 하니까 자기자녀들도 해야지 남들처럼 되지、그렇지 않으면 공부가 뒤떨어질수밖에 없다고 걱정을하는것이다.
경쟁사회에서는 똑같은 조건을 유지해야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 누가 나서서 학생들을 살려내야할것인가. 학생들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있는 것을 알면서도 가만히있어야 되는가?
◆학생들만 피해입어야 하나?
다른 어느나라 문교부와 비교해봐도 우리나라 문교부만큼 자세하고 세밀하며 갖가지 일에 신경써주는데가 없는데 문교부는 왜 중고등학교가 이렇게 되어가고있는 것을 그냥 두고있는지. 교육제도상 우리나라와 제일 가까운 일본도 중고등학생들을 얽어매고 있지만 교과과정의 편성이나 운용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다양스럽고 융통성이 있어서 전인교육을 실시하려는 노력이라도 엿보인다.
학생들의 귀가 다른데로 열리고 학생들의 눈이 다른곳으로 트이면 안되니까 학생들을 학교에 가두어 놓아야겠다는 생각들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국가 장래 생각해도 오산
여유를 주면 가정이나 부모한테서라도 좋지않은 것을 보고듣고 배우게 될까봐서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보호하다가 돌아가자마자 잠자리에 들게하여 가정안에서 대화까지도 못하게 만들어 보려고 그러는지. 사회와도 교회와도 격리시키려고 방학도 없고 토요일ㆍ주일도 없는 학교를 만들려는지. 그래서 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더라도 공부밖에 모르는 그런 사람들을 만들려는 것인지. 그렇다면 개인이나 사회나 나라의 장래를 내다봐서라도 큰 오산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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