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서울에서 개최된 8차 남북적십자회담에 이어 8월 27일 9차 본회담이 평양에서 열린다.
남북으로 흩어진 1천만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하루속히 덜어주기 위한 인도주의 회담으로서 1972년 8월 29일에서 9월 2일사이 평양에서 제 1차 회담이 개최된지 12년만에 재개된 회담이다. 그동안 남북적십자회담은 사항을 합의함으로써 본회담의 서울과 평양에서 번갈아 가며 개최하고 본회담 의제는
①남북으로 흩어진 가족들과 친척들의 주소와 생사를 알아내며 알리는 문제
②남북으로 흩어진 가족들과 친척들사이의 자유로운 방문과 자유로운 상봉을 실현하는 문제
③남북으로 흩어진 가족들과 친척들 사이의 자유로운 서신교환을 실시하는 문제
④남북으로 흩어진 가족들의 자유의사에 의한 재결합문제
⑤기타 인도적으로 해결할 문제로 하며 본회담 대표단은 쌍방 각기 대표 7명、자문위원7명、수행원 및 취재기자등으로 구성키로 한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북한측은 토의 의제를 다루기 보다는 오히려 의제 토의를 회피하고、대한민국의『법률적조건과 사회적 환경이 먼저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회담을 중단시켰고、판문점 실무회의도 1977년12월 9일까지 25차례나 진행되었으나 북한측이 앞에서와 같은 정치적 문제를 되풀이 주장함으로써 아무런 해결을 보지 못했다.
게다가 북한측은 1978년 3월 19일 한미합동 군사훈련(팀스피리트 78)이 시작되는 상황에서는 회의를 지속할 수 없다는 이유도 그 다음날로 예정된 제 26차 회의를 무기연기한다고 발표함으로써 그나마 유지되어오던 쌍방 적십자간의 대화통로를 일방적으로 완전히 닫아버렸다.
그러다가 지난 85년 5월 제8차 본회담에서 합의된「이산가족 고향방문단」을 상호교환시키기로 합의를 본것이다. 14년만의 산고끝에 생산된 최초의 하나에 불과하지만 이것도 구체적 협의단계를 남겨놓고있어 앞으로가 주목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선뜻 남북적십자회담의 장래를 낙관할 수가 없다. 과연 이산가족 고향방문단의 교환이 실현될 것인가、다시 열릴 적십자회담은 잘될것인가 하는 궁금증은 어느누구도 장담할 수가 없다.
국토분단의 운명속에 겪어야 했던 우리민족 수난의 상징과도 같은 고향을 잃은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은 30여년이 지난 이순간에도 사라지지도 덜어지지도 않은채 비운을 더할뿐이다.
1천만을 헤아리는 남북이산가족의 슬픔은 5천만 우리겨레 모두의 상처요 5천만이 한마음으로 뜻과 지혜를 모아 풀어야할 역사적 과제로서 우리 앞에 놓여있다.
이러한 역사의 소명은 적십자만의 노력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민족의 염원인 남북통일은 우리 모두의 염원이며 특히 교회의 사명이다.
『그리스도의 신비로운 몸인 교회는 그 본질상 사랑과 일치를 생명으로 하고 있으니、몸의 각 지체는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서 한지체가 고통을 당하면 다른 모든 지체도 함께 아파하는 것이다』(1고린12、12~17)그런데 우리나라는 남북 분단으로 북한교회는 심한 탄압과 암흑속에 있는데 이에 우리는 한 지체로서 동포의 일치와 구원을 위해서 기도와 희생을 바쳐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늦었지만 한국천주교회에도 북한선교부가 탄생된 것은 다행이지만 필요하다면 그리스도와 같이 자신의 생명까지도 바칠우리 마음의 각오와 자세를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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