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 위치한 관동대학이 요즈음 거액의 위조어음 남발사건으로 갑자기 유명해 졌다. 대학의 경리과장과 거래은행의 차장이 구속되고 이들과의 공모여부를 조사받던 은행의 황모대리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유서를 쓰고 자살함으로써 이 사건은 더욱 유명해졌다. 그런데 보도에 의히면 황대리는『입행(入行)한지 15년이 되도록 4백만원짜리 전세방에 살고있고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점으로 보아 그의 유서 내용은 사실에 가까울 것으로 믿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한 착실한 천주교 신자청년이 취직부탁을 했다. 이력서를 훑어 보던 상대방이 종교란에 천주교라고 쓴 것을 보고 차라리 공란으로 비워두라고 충고를 했다. 이유인 즉 천주교 신자라고 하면 회사측에서 꺼린다고 한다. 천주교 신자들은 지나치게 양심가요 고지식할 정도로 융통성이 없어 함께 일하기가 몹시 거북스럽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상이란다.
▼이것은 상당히 오래전 이야기지만 요즈음엔 또 다른 이유에서 천주교 신자들은 직장에서 기피 인물이 되고있다. 천주교 신자는 정의를 외치고 언제나 시시비비를 따지는 축이고 좀 똑똑한편이라 가만히 있는 이웃 동료들까지 부추겨 분란을 일으키기만하는 말썽꾸러기라는 것이다. 악마들의 과장된 선전이다.
▼이 시대의 천주교신자들은 참으로 하느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의를 위해 핍박을 받고 박해를 당하고 취직도 못하고 미련한자들이라고 따돌림을 당한다. 이 시대가 우리를 알아줄 날이 올것이요 그날까지 우리는 좌절하거나 불의와 타협할 수는 없다. 황대리의 자살은 강한 자기주장 이라기 보다 좌절로 밖에 볼 수없다. 주님의 십자가를 끝까지 거부하지않는 자세、마치 구약의 욥과도 같은 태도가 믿는이로서는 패배주의라고 할수 없다.
▼역설적으로 시대의 양심가는 천주교신자들뿐이요、정의의 편에서 있는 사람도 천주교 신자들뿐이란 말이 성립될것도 같다. 그러나 세상은 언젠가 우리 천주교 신자들이야말로 참으로 국가와 민족을 사랑했음도 알게되리라. 이러한 현실극복이 이 시대의 순교자적 삶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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