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양식은 존재양식을 따르게 되어있다.(Agere Sequitur essez)
역으로 행동양식을 통하여 존재양식을 이해할 수 있다. 열매를 보고 나무를 알 수 있듯이 신앙의 견지에서 보면 하느님의 존재양식 및 행동양식은 정반대임이 신구약성서의 가르침을 통해서 드러났고 또한 신앙체험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특히 인간의 존재양식을 취하신 하느님(성자)이신 예수님의 존재양식-행동양식이 인간의 존재양식-행동양식과 만나는 강생 수난 부활사건을 통해서 더욱 명백히 드러난다. 이 사건은 이미 시작되었고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서 그리고 각 사람의 심중(心中)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는 사건이다.
◆ 인간ㆍ예수의 행동방식 달라
원죄와 본죄로 상처투성이가 된 인간존재의 행동양식은 권력과 금력을 바탕으로한 폭력(Violence)또는 역폭력(Counter Violence)으로 점철되어있다. 행복선언(마태오 5장)을 사신 예수님의 행동양식과 정반대이다. 존귀한 생명을 거스르고 부수고 지배하는 숨은 생각이나 행위나 합리화에 비폭력적이며 능동적이고 적극적인(Acte-ve Non Violence)방법으로 반격을 가하신다.
십자가 사건과 부활사건을 통해서 인간을 비인간화 내지 물화(物化)시키는 죄의 뿌리、폭력의 뿌리를 드러나게 하시고 잘라버리시고 그 자리에 생명의 뿌리를、자비와 사랑을、참평화를 심으신다. 천주의 어린양으로 죽음을 통하여 사람과 세상의 죄를 없애시고 생명을 주신다.
악을 악으로、죄를 죄로、폭력을 폭력으로 갚지 않으시고(역폭력-Counter Violence) 십자가의 어리석음(Active Non Violence)、십자가의 능력으로 정의와 사랑을 드러내시고 부활하신 성령의 능력으로 증거할 수 있는 자유를 주신다.
◆ 폭력은 비폭력으로
정의와 불의를 식별할 수 있는 자유、악을 버리고 선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박해를 하는 자까지、원수까지 용서할수 있는 자유、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아도 끝까지 예수님과 함께 그분의 행동양식을 본받을 수 있는 자유를 주신다. 진리와 정의와 사랑을 위하여、그리고 때문에 바보가 될 수 있는 내적 자유를 주시며 우리 인간 각자를 부르신다.(갈라디아5장)
복음적 초대에 대한 회심적 응답을 통하여 새로운 친교가 가능해지고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의 행동양식에 동참하여 소외되고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이웃을 위하여 기쁘게 봉사(DIAKONIA)할수 있는 자유를 선사받게 된다.
사울아 사울아、네가 왜 나를 박해하느냐?(사도 9、4)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말랐을 때 마실 것을、헐벗었을 때 입을 것을、병들었을 때 돌보았고、감옥에 갇혔을 때 찾아와 주었다.(마태오25)라는 예수님의 음성을 속귀와 속눈으로 듣고 보게 되며、이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치고 세례를 베풀고 세상 끝날 때까지 함께 현존하심을 경험하게 된다.(마태오 28)
잠시 한국의 오늘날 현실을 이상의 신앙적 통찰에 반추하여 성찰해볼 때、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이며 사회적인 모순 및 악에 맞부딪히고 있는 사람들이란 바로 근로자들과 학생들이다.
◆ 해결책 없을 때 폭력으로
인격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인간대접을 못받고 있는 근로자들은 구조적이며 제도적인 죄와 폭력 앞에서 신음하다가 올바른 해결책이 없을 때 역폭력화할 위험성을 시한폭탄처럼 안고 있으며、기성세대보다 비교적 때가 덜묻은 대학생들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예리하게 느끼며 권력과 금력의 물질주의의 괴물 앞에서 거부반응을 더욱 깊이 느끼고 될대로 되라는 무기력 내지 냉소주의화 되어가는 경향이 있는가 하면 힘은 힘으로、폭력은 폭력으로、악은 악으로 만이 이길 수 있다는 동태복수적 폭력화하는 경향도 있다.
근로자들과 학생들은 신분적으로는 상이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매우 가까이 이 시대의 병을 가장 예리하게 앓고 있으며 정신적으로 방황을 하고있다.
정부당국은 학원안정법으로 치유책을 마련하다가 반대에 부딪혀 고심하고 있고、학교당국과 교수들은 거룩한 침묵(?)중에 눈치철학만 익숙해져 속으로는 걱정하고 밖으로는 최루탄가스를 자주마시며 시대의 병을 또한 앓고있다.
누가 이 사회가 안고있는 병을 정확히 진단하여 적합하고 타당한 처방으로 치유할 수 있을까?
정치인ㆍ언론인ㆍ종교인ㆍ기업인ㆍ군인ㆍ법조인 등 기성세대에 속하는 모든 사람들이 사심을 버리고 이 사회보다 더큰 마음(개방된 마음、즉 겸손)을 가지고 이 사회가 안고있는 문제들을 함께볼 때 그 문제의 현상과 그 뿌리를 보게되고 동시에 대응책을 함께 만들 수 있을것이다.
◆ 사심 버리고 큰 마음 가져야
문제가 있지만 문제를 보는 태도에 따라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고 더 큰 문제들을 유발시킬 수도 있겠기 때문이다. 여기에 진리와 정의 그리고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인간의 새로운 존재양식-행동양식이 가능할 것이다.
9월을 접어드니 폭력앞에서 예수님의 행동양식인 비폭력적 삶을 통하여 진리를 증거하신 순교 선조님들의 행동양식이 떠오른다. 진리를 위해 몸바치신(요한17) 순교선열들께서도 기뻐하시며 통공(Communion of Saint) 하실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