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4일 중공 군용기가 이리시 변두리에 불시착하였다. 이대 농약을 뿌리던 배모씨가 비행기 날개에 치어 운명했던 사실을 여러분도 잘 아실것이다. 흔한 말로 하면 그분은 억세게도 재수가 나빴다. 중공군용기가 우리나라에 불시착한 것은 해방이후 40년만에 처음으로서 앞으로도 이런 일이 없을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런 비행기에 치어 죽을게 뭐냔 말이다. 하긴 언젠가는 제주도에서 관광 헬리콥터를 타고가던 신혼부부가 날개하나가 부러지는 바람에 사랑 땜도 못한 채 결혼 몇시간만에 참변을 당한 일도 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그래도 비행기라도 타봤지、배모씨는 비행기도 못타본분이 그것도 40년만에 한번 있을까말까한 항로잃은 엉뚱한 공산국가 비행기에 치어 돌아가셨으니 억울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보면 비행기를 타면 추락할까 두렵고 육지에 있자니 추락하는 비행기에 맞아 죽을까 두렵다. 오래전에 내가 잘알던 고향 아주머니 한분이 빨래하러 갔다가 발목밖에 안차는 냇물에 빠져죽었다. 얘긴즉은 빨래를 하다가 지병인 간질병이 생겨 앞으로 넘어져 코가 물에 잠기는 바람에 꼼짝못하고 변을 당한 것이다. 옆으로 자빠지든지 뒤로 벌렁누웠으면 물이 없으니 발작만하다 말았을텐데. 훈련중 행군을 하는데 길가엔 병사들이 도보행군을 하고 가운데는 차량이 지나간다. 그런데 차가 돌아가는 커브길 옆에 가로수가 있었다.
하필이면 가로수와 그 옆을 돌아가는 군용차량 사이에 머리통이 끼어 어이없이 사망한 병사도 있다. 미국에서는 어떤사냥꾼이 사냥을 마치고 총을 돼지 우리 옆에 놓고 쉬고 있다가 돼지가 잔등이 가려워 총에 대고 비벼대는 바람에 방아쇠가 당겨져 총에 맞아죽은 사람도있다. 너무도 어이없다. 하필이면 돼지가 쏜 총에 맞아죽다니.
이런 여러가지 경우에 우리는 흔히 점잖게「인명은 재천」이라고 말한다.
그렇다、입이 열개라도 그말은 부인하지못할 것이다. 우리 생명의 주관자는 역시 하느님이시다. 우리의 죽음은 한치라도 앞을 알수없다. 살아서 잠을 자다가 밝아오는 아침을 못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아래 두가지를 생각해본다. 하나는 윤동주 시인처럼「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한점 없기를」생각한다. 언제라도 하느님의 품에 안길수 있도록 깨어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 하나는 유언이나 세례줄때 세례대상자에게 매번 하는 강론내용이다.『…나더러 만약 유언을 하라면 다음과 같이 하겠습니다.「나는 물려줄 재산도 없고 유언을 들어 줄 토끼같은 자식들도 없고 여우같은 마누라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에게 유언을 드리겠습니다. 특히 저에게서 세례받은 분들은 모두 다 천국에서 만나 영생을 누리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것이 제유언입니다」라고…』
『당신을 심판으로 부르지 마옵소서. 살아있는 누구도 당신앞에서 의로운 사람이란 없삽나이다. (시편142、3)』
※지난호까지 수고해주신 윤석인(AFI회원ㆍ대한적십자사 구호봉사부)씨께 감사드립니다.
이번호부터는 방윤석 신부님(대전교구 청양본당주임)께서 집필해 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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