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은 이 나라 국민보건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에서 환자의 고귀한 생명과 건강을 보존 향상하는데 헌신하는 의료공공기관이다. 그러나 이러한 막중한 책임이 주어지고 있는 종합병원에서는 남모르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있다.

우선 비현실적인 낮은 보험수가로 인한 채산성의 문제、고가의 의료장비도입에 따르는 재정적인 압박、종합병원 난립에 따르는 여러가지 부작용、그리고 점차 늘어나는 의료분쟁문제 등을 생각할수 있다.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몇가지의 제도적이고 체질적인 문제가 생각된다.

◆낮은 보험수가

77년에 의료보험제도가 실시되고 난뒤 의료보험에 가입된 많은 국민들은 미국의 십분의 일、일본의 삼분의일 밖에 안되는 값싼 보험수가로써 많은 의료혜택을 받고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험수혜자는 그 나름대로 안정된 직업을 갖고있는 비교적 윤택한 계층에 속하여 실은 보험혜택 없이도 자비로 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전국민의 48%를 차지하는 영세 농어촌민은 현재로서는 이러한 의료보험혜택을 전연 못받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보험이 없어도 병원에 갈수있는 여유있는 환자는 의료보험혜택을 받는 반면 보험이 없이는 병원문턱에도 갈 수 없는 영세농어촌민은 보험혜택이 없는、그러한 모순된 현상을 낳고 있다. 보험혜택이 없는 소위 일반환자는 엄청난 진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입원치료 도중에 포기하고 퇴원하는 사례가 많아 의사로서 안타까울 때가 있다.

◆농어민에게도 혜택을

일찍이 교황청 의료문제 담당기구에서는 교회는 의료혜택을 못 받고 있는 농어촌 주민들의 의료사업을 최우선적으로 해야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정부에서도 90년대 초까지는 농어촌민도 의료보험혜택을 받을수 있도록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하니 꼭 그렇게 되었으면한다.

스피드시대의 오늘날、종합병원을 찾아온 환자의 가장 큰 불편은 병원에서 장시간 기다려야한다는 것이며 불과 몇분밖에 되지 않는 의사의 진찰을 받기위해서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항간에서「3-3-3종합병원」이라는 말이 나돌아 3시간기다렸다가 3분간의 소나기진찰을 받고 약타기위해 3시간 기다려야 한다는것이다. 의사로서 마음 아프게 생각된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실은 보험제도가 실시된후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으로써 갑자기 늘어난 환자수로 인한 의사들의 과중한 업무량과 보험행정업무의 폭주때문으로 생각 되며 병원은 병원나름대로 개선하기위하여 많은 부심을 하고 있는 줄로 안다.

◆특진제도 논란

69년부터 대학병원에서는 소위 특진제도가 실시되어 환자들이 특정교수에게 특진료를 지불하고 진찰을 받을 수있게 되었다. 이 제도의 발상은 교수들의 의학적 의욕을 촉구하고 양질의 진료를 받고자하는 환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시작된 것으로 안다. 그러나 이 특진제도는 아직까지도 가끔 논란의 대상이 되고있다.

일부대학병원에서 볼수잇는 것과 같이 교수가 특진환자에만 전념하고 일반환자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어 환자를 마치 차별대우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기 쉬우며 환자는 환자대로 특진을 받을수 있는 부유층과 그러한 처지가 못되는 영세층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할염려가 있어 과연 이 특진제도가 합리적인 것인지 또는 보다 나은대안이 없는지 한번쯤 재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종합병원에 대한 또 하나의 큰불평은 불친절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특히 국공립병원에서 그러한 것 같다. 이와 관련해서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특히 의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의사가 있기 때문에 환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있기 때문에 의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환자측에서도 친절에 대한 개념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물론 의사의「인간적친절」은 의사로서 꼭 갖추어야 할 덕목이지만 정확한 진단과 신속하고 완벽한 치료라는「의학적 친절」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지 않겠는가?

◆자선목적의 교회병원이지만

이 나라의 가톨릭교회가 경영하고 있는 종합병원은 모범적이요 국민보건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교회병원을 역사적으로 봤을 때 수지타산을 도외시하고 자선을 목적으로 시작한 것은 사실이지만「의술」은 바로「인술」이라는 시대는 이미 사라진 것 같으며 희생과 사랑과 봉사를 표방하고 있는 교회병원이라도 외부에서의 원조없이 독자적으로 운영해야 되는 경우에는 최소한의 독립채 산성을 무시할 수 없으며 이러한 교회병원에 지나친 시혜와 자선을 바라서는 아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