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초반에 미국 동부에 있는 알렌타운 교구에서는 정신 지체아들이 성사를 받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 정신 지체아를 가진 부모들이 주님의 잔치에 늘 손님처럼 구경만 하고 가야 하는 자식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교회에 호소한 적이 있다. 찬ㆍ반의 의견이 분분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교구장이신 맥쉐 주교님의 배려로 첫 영성체와 견진성사를 받게 되어 오랜 동안 교리를 배우며 준비했다.
전례는 주교님 경당에서 순조롭게 시작되었다. 복음을 읽으신 후 주교님은 한 아이에게『애야, 삼위일체 신비에 대해 말해주지 않겠니?』하고 질문을 하셨다.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수녀들은 손마디가 하얗도록 의자를 잡고 그 끝에 앉아 아이를 향해 소리나지 않게 입을 움직여 답을 알려주려 했지만 그 아이와 눈맞춤이 되지 않았다. 그 아이는 자신 있게『하느님은 한 분이신데 성부, 성자, 성령이시고…』하며 대답했다.
그러나 정신 지체아들의 발음이나 언어 표현에 익숙하지 않으신 주교님은『네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구나, 다시 한 번 더 설명해 주지 않겠니』하셨다.『공경하올 주교님 걱정하실 것 없어요, 신비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지만 꼭 믿어야 한다고 수녀님이 가르쳐 주셨어요』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이해하지 못하셨다는 주교님을 안심시켜 놓고 열심히 설명하는 아이의 순수한 모습에 전례에 참석한 모든 이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순간 긴장되었던 분위기는 부드러워졌고 성사는 자연스럽게 집전되었다.
이 일화는 그 후에도 많는 사람들에게 전해졌고「정신 지체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새로와졌다. 정말 반가운 일은 우리 교회에서도 정신 지체아들의 신앙 교육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모여 특수 아동을 위한 교리책을 준비 작업 중이다. 조용히 이 일을 맡아 하시는 수녀님 선생님들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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