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강론이라도…★
현대의 라틴어라고 불리우는 이탈리아어는 라틴어의 원형이 가장 많이 보존되어 있는 라틴어의 모국어다.
사순절이 시작되고 몇 주 지나면서 이탈리아에 유학가 계시는 J 신부님, 그곳 교구로부터 사순 제4주 장미주일의 강론을 요청 받고는 매우 고민에 빠졌다. 언어도 그렇고 시대와 역사와 인종의 배경이 다른 이들에게 어떤 강론이 먹혀들어갈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일정은 사정 없이 다가왔다. 장미주일날 아침 식탁에 앉아서도 강론 주제를 정하지 못하시던 신부님이 갑자기 머리를 스치는 최신 한국의 속담「가방이 크다고 공부 잘 하나」를 떠올리고는「맞아! 강론 길다고 강론 잘 하나」로 결론을 내렸다.
검은 제의를 입고 망또까지 걸치시고는 기다란 지팡이를 짚고 강론대로 뚜벅뚜벅 나오셨다.
지팡이로 대리석 성전 바닥을 쩡쩡 우리게 내리찍고는 엄숙한 어조로『인페르눔(infemum 지옥)』하고 회중들을 응시하시자 순간 장 내는 일순간에 찬물을 끼얹듯 조용해졌다.
가운데 통로를 지나시면서 소리를 점차 높여가시던 신부님이 또『infemum』하고 외치시고는 뒷문으로 그대로 퇴장하셨다.
그날의 강론은 현대를 사는 신앙인들에게 말할 수 없는 영성을 불어넣어 모두 하나 같이 미사 후에도 십자가의 길을 바치는 등 어쨌든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소문은 미국으로까지 전해졌다. 마침 J 신부님과 동기신부이신 K 신부님이 듣고는 그것 참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셨든지 미국인들도 더러 참석하는 그곳 교회에서 사순 제5주에 그 강론을 써먹기로 마음먹었다. 의상을 다 갖추고 지팡이까지 다 준비한 후 강론대에서『헬! (Hell)』하고 소리쳤다. 그 표정과 몸짓이 우스워서 사람들은 웃었다. 당황한 신부님이 중앙 통로로 나와서 더 크게『헬!』하자 모두가 박장대소를 했다고 한다.
★…예수님도 못 참아…★
늘 괄괄하신 성품의 Y 신부님. 음식도 이것저것 안 가리시고 잘 잡수시는 것까지는 좋은데 시도 때도 없이 방귀를 잘 뀌시기로 소문이 났다.
급기야 미사 때까지도 예의 그 명성(?)이 여지 없이 발휘되었는데 성찬전례 때 제대 가까이 꿇어앉아 있던 복사들이 그 냄새에 일제히 코를 쥐고 있는데 난데 없이 커다란 못이 하나 위에서 떨어지는 게 아닌가. 모두가 놀라 쳐다보았더니 아뿔사 예수님도 한쪽 손으로 코를 쥐고 계셨다.
★…영성체 후 묵상…★
밀떡의 모습으로 내 안에 찾아오신 예수님과의 일치를 이루는 감격스런 영성체 후 묵상시간은 그래서 온전히 주님과의 대면시간을 지닐 수 있어서 참 좋은 시간이다.
영성체를 끝낸 바오로씨는 오늘 주일미사 때에는 특히 더 깊은 영적 희열을 맛보았다. 그래서 보다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신앙생활을 실천해 나가기로 굳게 결심하고 있는데 이윽고 침묵을 깨뜨리며 사제께서『기도합시다……』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시자, 바오로씨 엉겁결에『그럽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