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간 종이 당면한 문제는 이 지구에서 생과 사의 한가운데에서 어느 것이 우세해질 것인가라는 점이다. 이것은 은유적인 언어가 아니라 당면한 사건의 상황에 대한 꾸임 없는 진실이다』 그러나「지구의 운명」을 쓴 조나단 쉘의 이러한 말을 지금까지는 마음에 새겨보지 않았다. 그것은 아직 우리의 마음에 스며들지 못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러한 일을 애써 기억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들과 다른 생명체 모두를 파괴시킬 수 있는 핵 시대에 살고 있는 자체를 부정하고 싶기 때문이다.
또 다시 우리는 지구의 날을 맞이한다.「무위기의 위기」가 가장 큰 위기이다. 국제 경쟁력의 구호 아래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는 거짓 낙관주의가 우리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핵 발전소가 건설되면 지역이 발전하고 잘살게 된다고 핵발전소 측은 선전을 하지만 그것을 누가 믿으며, 그렇게 말하는 자신들도 믿겠는가? 광주교구 영광본당 주임인 박재완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 영광 3, 4호기 핵연료 장전 계획이 얼마나 위험한 노릇인지 깨닫게 된다. 우리가 역사 속에 자주 경험한 것처럼「위대한 거짓말」일수록 우리 국민은 쉽게 속는다.
사실 빅토리아 시대의「성」이나 1970년대의「민주」라는 말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은 핵에 관한 이야기는 입 밖에 내어서는 안 될 것이 되었다. 공개되지 않고, 감추어지고 문제는 억압되고 있다. 핵문제는 무시되고, 반핵운동은 조롱 받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 시대의 가공할 억압적인 현실에 대해서 이렇게 비현실적일 수 있는가? 교회의 지도자들도 핵에너지 문제에는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침묵을 음모에 가담하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영광, 울진, 고리, 월성의 핵 발전소의 크고 작은 사건은 일반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문제의 영광 3, 4호기는 전라도 영광만의 문제가 아니다. 만약에 사고가 일어난다면 한반도 전체가 방사능으로 오염되어 민족 전체의 생존이 위험 받게 된다.
우리는 대안도 없이 무조건 반대를 주장하지는 않는다. 물론 방사능을 의료기관 등에서 좋게 이용하는 것은 알고 있다. 문제는 무엇인가 흑막이 있다는 것이다. 핵에 관한 한 백성들이 알아야 하고, 핵 발전소에 관련된 자료들을 국민에게 공개하면 우리들도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 새로운 감수성을 가지고 대처할 것이다. 우리들은 큰 것을 위해서 작은 것의 불편함을 감수할 자신이 있기 대문이다. 한반도의 평화(큰 것)을 위해서 에너지(작은 것) 수요를 줄일 수 있는 삶의 지혜를 민중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자는 것뿐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