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자기혁신운동을 한다고 하고 정부는 공직자 기강쇄신운동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부터 공무원은 특권의식을 갖지 않기로 하고 군림자세도 버리겠단다. 정말 그러면 좋겠다. 이제는 정책추진도 일관성 있게 한다는 것이고 무사안일 자세도 버리겠다고 하니 참말로 그렇게 하면 좋겠다. 정실인사도 않겠고 자기 주변부터 깨끗이 하겠단다. 각종 행사도 간소화한다니 이제TV에서 호화판 파티모습도 사라지겠다. 초호화판의 쇼 무대나 연속극도 사라진다니 이맛살 찌푸릴 일도 좀 적어지겠다. 정말 이런 것들이 거짓말이 되지않고 고쳐지면 좋겠다.
◆자기 혁신운동
자기 혁신 실천방안이나 공직자 기강 쇄신운동 추진계획에는 좋은말이란 다들어있다. 오래전부터 너무나 자주 들어왔던 말들이고 상식적인 말들이지만 하여튼 근사한 말은 다 들어있다. 좋은말이란 소위 말하는 유신시대부터 꽉쌓이기 시작하여 이번의 쇄신운동과 혁신운동이 나오기전에도 이미 정화운동이다、 새마음 운동이다 하면서 좋은말 다했다. 그런데 정말로 그렇게되면 좋겠고 그러면 좋겠다고 생각만 드는 것은 웬일일까? 또 당하는 사람 많이 생기겠구나 하는 생각과 당할 사람은 안당하고 엉뚱한 사람이 당하는 경우가 또 생기겠구나하는 기우부터 생기는것은 웰일일까? 그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말뿐이지 어디 그렇게 될라고 하는 회의 때문이다. 이런 저런 못된 생각이 자꾸나는걸 보니 나도 어지간히 불신풍조병에 걸렸나보다. 신용이 회복되어야 할텐데 현실은 구석구석마다 한심하다나 자신도 한심하다.
◆좋은 말에도 회의 느껴
우리 교회도 좋은 말 많이한다. 성서의 말씀은 하느님의 말씀이니 하기야 성서의 말씀보다 더 좋은말이 어디 있겠는가…개신교 목사님들은 더 잘하지만 우리 교회 신부들도 말을 잘하는 편이다. 그들은 좋은 말을 많이한다. 나도 어디를 가든지 한 말씀 해달라는 부탁을 자주 받는다. 좋은 말씀 들려달라는 요구에 지칠 지경이다. 그런데 나도 이제 좋은 말에 회의를 느낀다.
아무리 좋은 말을 들려준다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물론 이런 회의에 대하여 자신을 달래보기도 한다. 좋지않은 이야기보다 그래도 좋은 말이 더 낫지 않은가! 부지런히 기쁜 소식의 씨앗이라도 뿌려야지 결실이 있지! 이것이 교회의 사명 아닌가 하고. 그러나 누가 좋은 말을 모르는가? 우리가 사는 오늘의 세상이 이렇게 된 것은 말은 잘하면서 그렇게 실천을 하지않아서 이 모양이 되었지 말 잘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이 지경이 된 것은 아닐것이다. 무슨 치사나 훈시를 들을 때마다 또 담화나 무슨 당부의 말을 들을 때마다 그 좋은 말 잔치에 정신을 잃은 것이 우리 아닌가? 이제 우리 모두 말을 좀 적게하자. 말 대신에 뭔가 좀 보여주자. 말로만 무슨 운동、 무슨 운동하고 만들어 내지 말고 행동으로 일 좀 하자.
얼마전에 빈민촌에 가서 생활을 체험하면서 정일우 신부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정신부님은 서강대학 교수면서 예수회 회원이고 수련자들을 지도하기도 한 분이다. 그러면서 좋은 말도 많이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말과 가르침이 빈말이되고 마는것이 아닐까하여 판자촌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지금의 복음자리라는 공동체를 이루게 된 것이지 처음부터 무슨사업을 하려고한 것은 결코 아니란다. 그 설명에 이해가 간다. 정말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반성을 해야한다.
혹시 빈말만 우리는 너무 하는 사람아닌가? 복음을 전한다면서 예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위선자가 되어가고 있는것은 아닌가? 두렵다.
◆빈말만하는 위선자…
그러나 차라리 우리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고백하는데 부끄럽지 않아야 하겠다고 생각한다. 정치하는 나라의 지도자도 그렇고 가르친다는 선생들도 그렇다. 또 복음을 전한다는 우리도 그렇다. 이제 우리는 행동과 일치되지는 않으면서 좋은 말만하는 것일랑 그만두자. 좋은 말을 하되 행동하는 바를 보충 설명하는 정도로만 하자. 우리가 참으로 떳떳하고 올바로 살아만 간다면、그러면서 지도한다면 그렇게 좋고 근사한 말만 골라서 하여 애 쓸 필요도 없을 것이고 더구나 예나 지금이나 되풀이하여 외쳐댈 필요도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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