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차「바티깐」공의회의 교회사적 의미는 너무나 크다. 만일 오늘날과 같이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에서 교회가 제2차「바티깐」공의회 이전의 정신으로 존속한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면 이 공의회야 말로 참으로 성령의 인도였다고 생각하게 된다.
제 2차「바티깐」공의회가 남긴 16개의 문헌은 그 모두가 소중한 것이지만 나는 특히「교회헌장」과「평신도 사도직 교령」이 가장 주목되는 문서라고 생각한다.
◆교회헌장과 평신도 교령
그 이유는「교회헌장 4장」에서 신도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서 획기적인 언급이 있었고 그것을「평신도 사도직 교령」에서 구체화화였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문헌은 과거의「평신도」를 교회의 중요한 구성부분으로 부각시켰고 더 나아가 그들에게 예언직、사제직、왕직이 있음을 강조 함으로서 단순한 그리스도의 증거자로 격상시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신학자는 제 2차「바티깐」공의회에서 그 지위가 높아진 것은 주교와 신자들이라고 말하면서 제 3차 바티깐공의회가 소집되면 이번에는 사제의 지위 격상을 위해서 힘써야한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제 2차「바티깐」공의회의 결정은 교회를 그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한 것이지 결코 새로운 것을 창출한 것은 아니다. 사실 교회가 무엇이냐하는 것은 성경에 너무나 분명히 나타나있다. 성서에는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꼬린토Ⅰ 12、12~31)이라 하였고 또 그리스도는 기초이고 신자는 건축가(꼬린토 1 3, 10~12) 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서 기초와 건축가의 관계를 살펴보면 그 어떤부분이 없으면 건물을 세울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 단지 순서상 기초가 먼저 놓여져야한다는 점에서 분명히 그리스도는 신자보다 훨씬 높은 분이신 것이다. 공의회가 끝난지 금년으로 꼭 20년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교회안에는 신자들의 역할이 과소평가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신자들이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경우도 있는듯하다.
◆「성직권」주의 탈피못해
교회가「하느님 백성」으로서 공동체적이고 유기적으로 구성되고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교리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의 사람들은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극히 소수이기는 하지만 일부성직자는 아직도 신자의 위치와 역할을 과소평가하여 신자의「참여」를 제어하거나 형식화시키고 있다. 공의회의 정신이나 교회지도자의 지침 때문에 외견상 신자를 참여시키는 기구를 두고있지만 내심으로는 과거의 성직권주의에서 탈피못하고있다.
이러한 현상은 성직자와 신자간의 갈등을 야기하고 드디어는 분열과 냉담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하루 빨리 시정되어야할 일이다.
◆자기직책에 충실해야
또 다른 문제점은 신자들쪽에 있다. 공의회의 정신이나 하느님 백성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여 성직자의 권위를 경시하고 자기의 권위를 주장하는 경우다. 이것은 신앙의 본질이 봉사하는데 있다는 것을 망각하는데에서 나오는 것으로서 역시 시급히 시정되어야 할일이다. 원래 권위란 권사를 의미하는 것이고 보면 권위가 높을수록 더 봉사해야 하는 것이지 윗자리에 앉아서는 안된다. 우리는 교황이『나는「종들의 종」』이라고 말하는 그 깊은 뜻을 헤아려야 할 것이다.
하느님은 모든 인간에게 다양한 은총을 주셨다. 그가 성직자이든、신자이든 각자의 능력에 따라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도록 불리워진 현실적으로 사회에서 살면서 자기의 여건에 따라 사도직을 수행하도록하였다. 환언하면 가정、직장、사회생활에서「그리스도의 육화의 연장」임을 드러내도록 특별한 은총을 받았다. 따라서 성직자나 수도자가 체험 못하는 독특한 영역에서 하느님 나라의 씨앗을 모으고 성장시켜야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
필자는 가끔 내가 하느님의 아들로서、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해야할일이 너무나 소중하기에 어떤 성직자나 수도자의 소명못지않게 막중함을 느낌면서 겸손된 마음으로 봉사해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옛날에는「교회를 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신자상으로 주장되고 있다. 그가 성직자이든 수도자이든 신자이든 교회의 본질적 임무에 합당한 생활을 하자는것이다
교회는 제도이기도 하지만 제도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그 목적은 인류의 구원과 하느님 나라의 건설이다. 따라서 교회가 하느님 나라의 가치를 망각하고 제도로만 머물게 될 때 그 근원적 임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공의회정신에 대한 불완전한 견해들을 일소하고 참으로 일치되고 보편적인 교회상을 드러내야 할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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