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말 현재 전국의 한국인 사제 수는 1천9백63명이며 이들 사제 1인이 사목하고 있는 신자는 평균 1천6백여 명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사제 수는 한국 교회 설정 2백주년인 1984년 1천80명에서 10년 동안 8백83명이라는 괄목할 증가를 보인 것이다.
곧 전체 한국인 사제의 45%가 지난 10년 안에 배출됐다는 사실은 한국 교회의 사제 성소가 얼마나 왕성했는가를 보여준다. 동시에 이것은 한국 교회가 얼마나 싱싱하고 활력 있는 교회인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놀라운 사제 증가에도 불구하고 사제 한 사람이 사목하고 있는 신자 수는 전국 평균 1천6백 명이 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수도권 교구들인 서울이 1인당 2천3백5명、인천이 3천3백50명、수원이 1천9백22명이며 그 외 대도시인 부산이 1천9백80명、대구 1천3백98명、광주 1천9백명으로 대구를 제외한 여타 대도시 교구가 1천9백 명을 넘고 있다.
이것은 여전히 사제 부족의 심각성과 양성의 필요성을 강하게 입증하고 있다.
여기에다 오늘날 그 중요성이 점고되고 있는 각종 특수ㆍ전문직 사목과 해외 선교까지를 감안한다면 사제 성소는 무한정의 필요를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무한정의 수요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 곧 사제 성소를 어떻게 계발ㆍ육성할 것인가가 우리 교회뿐 아니라 세계 전 교회의 최대 현안 중의 하나이다.
우리 교회는 그동안 성소 계발과 양성을 위해 교구ㆍ본당ㆍ수도회별로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여온 것이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근 10년 동안 전체 한국인 사제의 45%가 배출된 것은 바로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성소의 발굴과 육성의 결과이다.
국내 7개 교구에 신학교가 있고 또 각 교구에 성소국을 별도로 두고 예비 신학교를 운영하거나 성소 관련 프로그램들을 가동하는 일 등이 성소 증가를 이룩한 주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가장 기본적이고 우선적인 것은 성소의 싹을 키우고 발굴해내는 일이다. 이 일은 바로 가정과 부모 그리고 성직ㆍ수도자의 역할과 모범에 달린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오늘 제31회 성소주일을 맞아 발표한 담화문에서「가정이 성소의 못자리」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 대구신학생 76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한 설문조사 결과「신부ㆍ수녀의 권고나 모범을 보고」신학교를 지원한 사람이 35%나 되고 있다.
따라서 가정이 성소의 싹을 제대로 틔우지 못하고 교회가 제 때에 그 싹을 발굴ㆍ육성하지 못하면 그 싹은 결국 죽고 말 것이다. 성소 증가를 위해 우리의 기도와 정성을 모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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