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사람들이 찾아와서 건강에 대한 대담과 진단을 받아 건강에 처방을 받아가듯이 사제에게 신자ㆍ비신자들이 찾아와서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영적담화를 요청한다.
『수년간 신앙생활을 해왔지만 손해만 본 것 같다. 복음이 기쁜 소식이아니고 생활과 멀리 있는 말씀이다. 기도가 안된다. 생활에 쫓기다보니 기도생활、신앙생활이 엉망이다. 성당에 가도 그때만 반짝 신앙생활이 되고 세상으로 돌아오면 하느님 없는 생활이다』등 각자가 세상살이에서 안고있는 딜렘마들(위기들)을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하면서 어떤 해결책 또는 해결책을 위한 실마리를 찾기가 일쑤이다.
◆신부ㆍ수녀만 영적 산파인가
특히 젊은이들은『하느님이 계신다면 왜 세상이 이 모양이냐? 왜 악이 득세를 하고 진리가 외면당하느냐、교회는 무엇을 하느냐?』등 절규와 한탄의 도전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이러한 삶의 한복판에서 나오는 질문들을 받을 때마다『그 질문들을 당신과 꼭 마찬가지 인간인 나에게만 하지 말고 하느님께 예수님께 그리고 성령께 직접하고 주님께서 주시는 답을 깊이 들으시고 나에게도 좀 가르쳐 주시오. 함께 좀 배워나가도록 합시다』라고 대답한다.
답 주는자가 아니라 함께 답을 찾아나서는 동반자가 되어 답을 주시는 주님께로 향하는 영적 여정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이 여정에 꼭 필요한 준비물은 관대심(Generosity) 즉、주님의 음성을 자기 자신과 하느님을 대면하여 끝까지 답을 찾으려는 의지(Voluntas)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일반적 대화와 영적 하느님께서 현존하심을 전제로 함에 있다. 인간은 하느님께 실존하지 못해도 하느님은 인간에게 실존하시며 인간에게 주신 자유를 억압하지 않으시고 올바르게 식별(見)할수 있도록 내적 자유를 여러가지 신비로운 경로를 통하여 주시기 때문이다.
바오로는 심고、아폴로는 물을 주고、생명을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이다. (Ⅱ꼴린3、16 로마8、28 에페소3、20 마태7、7~11) 영적 지도는 영적 지시를 하는 자가 아니라 영적 사정에 필요한 자료들을 주어서 스스로 식별하여 올바른 성찰과 선택을 잘하도록 하느님과 사람 사이에서 사람을 돕는 영적산파(Spiritual mㆍidㆍwife)역할이다. (갈라디아4、19) 즉 하느님께서 자기를 보시듯이 자기를 보도록 돕는 역할이다.
이러한 영적 지도는 성직자ㆍ수도자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이 할 수 있고 또한 해야 한다. 의사와 돌팔이 의사가 다르듯이 영적 돌팔이 의사가 되지 않기 위해서 적어도 다음과 같은 몇가지 내용들은 꼭 갖추어야한다.
◆영성 식별
첫째、타인의 내적 경험들을 깊이 듣고 식별하는 능력을 어느정도 가진 자라야 한다. 종교체험 이야기를 할때도 그뒤의 온갖 종류의 인간체험들이 함께 섞여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차원까지 대면할 수 있는 자유를 막지말아야 한다. 이 체험으로 깊이 들어가자면 영적 안내자는 이 느낌들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신구약 성서지식과 올바른 신학지식 및 기본적인 인간심리적 지식이 또한 요구된다.
셋째、말뒤의 의미를 들을 줄 알아야한다. 그 사람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말과 상징 뒤의 마음을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넷째、하느님께서 사람 마음안에 움직이시고 일하고 계심에 대한 근본적 신뢰와 신앙이 요구된다. 마음안에 생기는 여러가지 상상、생각、충동들을 올바로 식별할 수 있도록 성이냐시오의 영성 식별 기준들을 안내해 줌은 크게 도움이 된다(영신수련32、313~). 생각이나 충동의 원천이 하느님(성령)인지 악마(속이는 자)인지、자기 자신의 과거경험에서 오는 것인지를 식별하고 자기가 어느 영향권에 속해 있는지를 그 결과들을 보고 스스로 알아내는 성찰이 매우 중요하다.
이 영성식별은 영적 예술로서 책으로만、강의로만 배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서만 점진적으로 체득할 수 있는 것이다.
다섯째、기도의 내용과 누구에게 기도를 하는지、어떻게 하는지를 질문하고 솔직이 내적 경험들을 열고 나누고 재정리를 할 때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
◆하느님은 이미 합일점 제시
한정된 지면이지만 한국인들의 신앙생활、영적 생활의 특성 몇 가지를 나름대로 지적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몇가지 지적하자면 첫째、빵과 말씀、일(노동)과 기도、하느님 역할(성령)과 인간의 역할(자유)、영성운동과 사회정의ㆍ인권운동 몸과 마음간의 긴장과 대립을 조화있게 통합(Integration)을 하지못하고 갈등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위의 두차원들은 대립이나 분리되어서는 안되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중요한 요소들이다(사목헌장 34、35、38、39).
하느님께서는 창조사업 - 구원사업을 인간과 함께하시며、인간이 하는 온갖종류의 일들、즉육체적 정신적 일들이 바로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참여하는 의미있는 참여이며 또한 기도임을 깨닫는 즉 노동의 존엄성을 여성 식별을 통하여 깨달아야겠다. 한국교회 내에는 영성운동과 사회정의ㆍ인권운동 두가지의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으나 이 두 개의 운동이 접합하는 새로운 발향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이 두가지 운동이 합일점을 못찾을 때 한국교회는 세상을 도피하는 여지주의(tranquilism)쪽으로나 하느님없이 세상을 짓는 무신론으로 흐르는 우를 범하게 될것이다. 신ㆍ구약과 교회 역사를 통해서 하느님께서는 이미 인간들에게 이 합일성을 가르치시고 계신다.
특히 사도행전과 신약성서 안에서 인간내부로 향하는 하느님 능력의 운동(Inwardly oriented movement)과 세상으로 향하는 선포와 증거의 운동(Outwardly oriented movement)이 모범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미시오데이(Missio Dei)를 한국교회가 하도록 부르시고 능력을 주시고 계신다. 이 성령의 능력을 받고 응답하는 역할은 이땅에사는 우리들의 숙제이리라. (마태 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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