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40년의 벽을 넘어서 민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서울과 평양을 방문하였던 남북한의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 일행은 3박 4일의 체재일정을 모두 마치고 지난 9월 23일 정오 판문점의 군사경계선을 동시에 통과하여 각기 귀환하였다.
이번 고향방문단 동시교류에는 한국측 방문단원 50명 중 35명이、북측 방문단원 50명 중 30명이 이산가족과의 눈물의 재회를 하였다.
남북 각기 50명이 선발되어 방문지도 서울과 평양에 한정해서 찾고 있던 육친의 사망이 확인된 사람들도 성묘를 하지 못한채 그대로 돌아오는 지극히 제한된 방문이었다.
혈육 이산의 분단 40년간의 한을 그 어떤 말로 표현할 길 없이 피눈물을 쏟으며 말문이 막힌 이산가족들의 슬픔은 우리 민족전체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분단 40년사이에 처음으로 있었고 더욱이 남북적십자사가 접촉을 시작한지 14년만에 상호방문은 민족사적 큰 사건이요 민족통일의 하나의 기점인 것이다.
이산가족의 상호방문 재회는 남북이 결코 상대보다 더 우수한 것을 보이기 위한 장소가 아니다 . 더욱 전시를 위한 선전사업도 아니라는 것이다.
본래 이산가족의 상호방문재회에는 호화로운 호텔이나 화려한 환영식도 불필요한 것이다. 정말 본래의 목적에 돌아가서 될 수 있는 한 많은 가족이 회수를 늘여서 재회의 기회와 장소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남북한 이산가족 고향방문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원주교구장 지학순 주교의 집전으로 분단 40년만에 종교가 말살된 북녁땅 공산치하에서 처음으로 공개적인 미사성체가 봉헌되었다. 그것도 해방 이후부터 6ㆍ25동란을 겪으면서 무수한 성직자 수도자 신도가 투옥 학살되어 순교자를 낳던 북녁땅에서 한국순교성인 대축일인 성 김대건과 정하상과 동료 순교자 대축일 미사여서 더욱 의의가 깊었었다.
지학순 주교 개인적으로 여동생이 하느님의 존재를 부인한 것이 가장 마음 아팠을것이다. 이날 미사성제의 봉헌 의미를 생각할진대 한국순교 성인들의 전구로 조국의 통일과 북녘 땅에도 복음선교의 손길이 미칠 것을 확신하는 바이다.
우리는 이번 경험을 통해 북의 실상을 파악할 계기가 되었을뿐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지향하여야 할 통일과 복음선교에 대한 전략에 새로운 각성이 요청된다.
지금까지 남북한의 분단과 분열의 문제에 있어서 화해와 사귐 그리고 일치에의 복음적인 입장을 고수하여 왔으나 남북한의 사회 이질화를 철저하게 극복하여야 하겠다는 것이다.
추석도 모르고 교회라는 말조차 모르는 동족들을、우리는 분단 40년간 사회구조를 통하여 그렇게까지 이질화한 현상을 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당국이 폐쇄된 사회의 문호를 열기를 기다리는 것 보다 남한의 우리들이 겸허해지고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우선 열어야 한다. 그래서 북한에 의하여 던져진 문제에 귀를 경주하고 북한의 도전의 빛에 비추어서 그리스도교의 말씀과 실천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쇄신하여야한다.
한국의 전통、새로운 한국회、사상과 생활에 침투한 교회、그리스도의 빛밑에서 이런 것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을 배우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사실 북한에는 복음에의 여지가 없다든가 우리 한국에는 그리스도인이 잊어야 할 백성이 존재한다는 따위의 생각을 버려야만 할 것이다.
김일성주의자들은 그리스도의 보편적 구원의 테두리밖에 있는 비구원의 존재로서 보편적인 구원의 성사인 한국천주교회의 관심사가 못되는 것일까? 그들 김일성주의자는 모든 믿는 사람들을 자유해방하는 하느님의 능력인 신비로부터 제외되어야만 할 사람들인가? 현대한국의 그리스도교회 안에 살다계시는 그리스도의 복음은 김일성주의자들을 반복음적 현실에서 해방할 수 있는、믿는사람이면 누구에게나 구원을 가져다 주는 하느님의 능력이 (로마1、16) 아닌가?
북한사회가 무신론적이며 종교를 봉건적 관념론의 잔재라고 보는 사실이 있는 한 우리는 마르크주의에 의한 종교비판을 받아들이는 아량을 보일 수는 없을까? 북한 땅에 일어나고 있는 사실로부터 우리의 신앙이나 가난한 교회를 위한 여러가지 교훈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을 이땅의 하느님 백성들은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북한의 동포를 위하여 인내하고 또 인내하는 신앙적 태도를 가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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