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시드니」와「멜버른」의 교포신자 피정지도차 9월 1일 출국, 3일부터 13일까지「시드니」에서 피정지도하면서 느낀 것을 간단히 적는다.
총 인구 1천 5백만이 호주는 전체의 35%가 영국 성공회, 30%가 다른 개신교, 그리고 25%가 천주교를 믿는다.
호주에서 가장 크며 세계 3대 미항(美港)이 있는 시드니에 한국교포는 9천명. 이중 등록된 신자가 8백 26명이며 주일미사 (2대) 참례자는 4백 50명이다. 작년의 영세자는 1백 16명이며, 이 숫자는 전세계에 산재하는 해외한인교회 87개 본당중 두번째로 많고 교적 신자수와의 비율은 최고 수치이다. 예비자수는 75명인데 해외한인교회 중 가장 많다.
이 은혜로운 사실은 시드니한인교회 주임신부를 비롯한 전신자들이 일치하고 노력한 결과일 것이다.
피정은 11일간 매일 저녁 7시반부터 10반까지 실시되었다.
교우들은 직장일을 마치고 바로 성당에 와서 피정에 참여했다. 식당이나 상점에서 저녁 늦게까지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8백명 교우중 매일 2백명이 참여한 것은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중 거의 모두는 고백성사를 받았다.
이번 피정중에 특히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의 젊은 얼굴을 많이 보게된 것은 내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호주 교포들은 생활수준이 높다해도 본국의 우리보다 훨씬 많은 어려움과 고민ㆍ갈등에 시달리고 있었다. 언어와 습관과 생황양식의 차이, 사회적응의 어려움, 호주인과의 갈등과 인종차별, 한국에서 자란 부모와 호주에서 자라난 자녀들간의 갈등, 자녀교육 등등.
게다가 거의 모든 부부가 둘다 매일 일을 하면서 살아야하는 실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열심히 살고 헌신적으로 자녀를 기르고 신앙에 충실하려고 굉장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참으로 고국을 멀리 떠나 타국의 수많은 어려움속에서도 열심히 살려고 애쓰는 동포들의 모습을 보는 것 이상으로 가슴이 뜨거워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해외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나에게 이 사실은 다른 어느 한국인보다 더 가슴깊이 느껴지는 일이다.
그들에게 피정을 시키고 강론하면서 오히려 나자신이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받았고 배웠다. 가령 내가 평신도로서 그들과 같은 상황에서 살았다면 그만큼 열심히 살 수 있겠는가? 도저히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들과 지내면서 그들을 오랫동안 가까이 지내왔던 형제와 같이 느낀다.
수많은 순교성인을 배출한 나라. 신앙의 핵심을 파악하여 신앙을 위해 모두를 바치고 목숨까지 버렸던 조상들을 모시는 한국인. 나는 한국인으로서, 한국인 천주교 신부로서 진정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조국에 베풀어주신 은혜를 아무리 감사해도 다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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