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핵문제가 전 세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영광지역 핵 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우리 교회를 중심으로 뜨겁게 일고 있다.
본보 4월 10일자 보도대로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4월 4일자로 발표한 성명에서 금년 8월 1일로 예정된 영광 3、4호기 핵연료 장전계획을 즉각 취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광주 정평위는 존엄한 인간의 생명권을 수호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조직적으로 핵 발전소 가동을 저지하기로 뜻을 모으고 이를 위해 우리 교회뿐 아니라 여러 종교 및 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영광핵추방운동협의회를 구성하고 이미 지난달 15일 1차로 선포식을 가진 바 있다.
영광 천주교회를 비롯 원불교 영광교당ㆍ영광농민회ㆍ영광 제 사회운동 단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이 협의회는 오는 4월 19일 영광 읍내에서 3、4호기 핵연료 장전 저지와 5、6호기 건설계획 철폐를 위한 시민대회를 계획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핵 발전소의 위험성과 여러 문제점에 대해서는 우리 주교회의 정평위에서도 이미 지난해 심포지엄을 열어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킨 바 있다. 광주 정평위도 이번 성명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의 논문과 반핵 단체들이 조사ㆍ발표한 자료들을 종합、영광 핵 발전소의 부당함과 위험성을 세밀하게 밝히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반대 이유는 핵 발전소 사고가 단 한 번의 사고로 그 피해의 정도와 규모를 예측할 수 없는 엄청난 참사를 야기시킨다는 점이다.
특히나 영광 3、4호기는 흔히「깨진 독」으로 불릴 만큼 부실 시공됐기 때문에 연료 장전 뒤 일어날 수도 있는 대형 참사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실지로 원자력 발전의 추진을 찬동하는 전문가들 중에서도 3、4호기 만큼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영광 3、4호기의 가동은 서해 어장의 오염과 황폐화를 가속시키고 지역민들에게 경제적ㆍ정신적인 피해는 물론 지역 공동체 자체를 파괴시켜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광 핵 발전소의 사고는 영광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한반도 전역에 피해를 초래하게 된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위험성과 엄청난 피해가 예상되는데도 안일주의나 또 다른 흑막으로 3ㆍ4호기 가동을 강행하려 한다면 그것은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교회는 광주 정평위가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보전하고 인간의 생명을 지키며 이 나라를 보존하기 위해 벌이는 이 운동에 기도와 함께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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