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가 새 보좌주교 서품을 계기로 사목 행정 조직을 대폭 개편하였다.
서울대교구의 교세에 비춰 볼 때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왔던 것으로 오랜 검토작업을 거쳐 새 보좌주교 서품식을 계기로 단행된 것이다.
우리나라 수도 교구인 서울대교구는 그 위상에 있어 여타 교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방대하다. 다시 말하면 서울대교구는 14개 교구 가운데 하나이지만 그 기능과 역할에 있어서는 동일하게 취급하기 어려운 측면이 너무나 많다.
우선 신자 수에 있어서 지난해 말 현재 1백9만5천25명을 기록, 전국 신자 수의 34%가 서울대교구에 편중되어 있다. 본당 수는 1백60개를 넘어섰고 사제 수는 4백40여명에 달해 교구장이 소속 사제들의 면면을 제대로 파악하기조차 힘들게 된 상황이 이미 오래 전이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교회 내에 기관ㆍ단체 본부 대부분이 서울에 밀집, 서울대교구의 시행 지침은 교구 지침 이상의 강력한 영향력을 내재하고 있다.
따라서 서울대교구의 대대적인 사목 행정 조직 개편은 여타 각 교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편작업의 실무를 담당한 강우일 주교는『그동안 교구가 너무 비대해짐에 따라 공동체 구성원 간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일체감을 이루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 교구 사목 행정을 보다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이번 개편이 이루어졌다』고 밝힌 데서 개편 취지가 명료히 드러나고 있다.
이번 조직 개편의 특징은『분야별 주교 대리제』를 꼽을 수 있다. 보좌주교가 둘 이상인 서울대교구에서만 가능한 일이며, 새 보좌주교의 탄생 배경 역시 여기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이미 예견되어온 일이었다. 이 같은 결정은 그동안 업무에 관한 횡적ㆍ종적 결정이나 논의에 있어 혼란이 있었던 점을 감안, 체제를 명확히 정리함으로써 교구 업무에 효율성을 기해 보자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교구가 이번 조직 개편으로 업무 효율성의 제고가 어떻게 나타날지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방만한 교구 조직을 재분류, 분야별로 주교 대리제를 도입함으로써 각 분야별로 업무가 더욱 전문화되고 체계화될 수 있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서울대교구의 조직 개편을 보면서 서울대교구 못잖게 교구 사목 행정이 비대하고 방만해지고 있는 여타 교구에서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보좌주교를 탄생시켜 교구 사목 행정의 효율성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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