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어떻게 사느냐 하는 분제에 봉착할 때가 있다.
각자 사는 방식이 틀리고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사느냐 하는 문제를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인간은 누구나 선을 추구하면서 삶을 영위하려는 노력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의 의미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철학과 사고방식에 따라 변할 수도 있고, 크게는 인류를 위해서 적게는 한 개인을 위해 이바지하는 목적에 의해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요즘 같은 인간성 상실의 시대에서 인간성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타인을 위해 헌신 봉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힘들기만 하다. 그리고 인간은 누구나 큰일만을 위해 자신을 내세울려는 현대 문명의 이기적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이미 사회에는 그러한 풍조가 만연되고 있지만 그 반면에 남모르게 외롭게 소외당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
나는 20여명의 지체장애자를 내 가족처럼 데리고 동고동락하면서 만 4년을 살아온 삼덕원의 가장이다.
내 자신도 장애자이기 때문에 장애자의 고통을 일찍 알았고, 그러기에 가진 것 없는 내 위치에서 선뜻 이 일에 손을 댄 이유도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체장애자를 돌봐준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었다. 나는 아내와 함께 우리 가족을 데리고 살면서 많은 눈물도 흘렸으며 한때는 좌절에 가까운 실의에 빠지기도 하였다. 그것은 죽음과 같은 절망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나마 하느님께서는 나를 버리시지 않으셨고 우리 가족들을 버리지 않으셨다. 그것은 점점 남모르게 도와주시는 분들과 협조해 주시는 분들이 우리 곁으로 다가섰기 때문이다.
그 중에 잊을 수 없는 한 분을 소개한다면 강원도 홍천군에서 중앙이발소를 경영하면서 한 달에 한 번씩 빠짐없이 이 깊은 산골까지 찾아와 20여명의 지체장애자의 머리를 손봐주시고 있는 최광수(스테파노)씨이다.
최광수씨는 한 달에 한 번 쉬는 주일이면 일찍 아침미사를 드리고 이곳에 찾아와 밤 늦게까지 우리 가족들의 머리를 예쁘게 다듬어주고 말벗이 되어주는 다정한 친구이다. 이제 우리는 한가족처럼 최강수씨의 따뜻한 사랑에 의지하며 어린양을 부리고 항상 즐거움에 미소가 사라질 줄 모르고 있다.
나는 이 일을 하면서 남들에게 알리기 싫어하고 내세우기 싫어하는 최광수씨의 높은 덕목 때문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진실로 인간은 어떻게 사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이야기할 때 최광수씨야말로 가장 인간 부재의 시대에서 교감이 되는 착한 목자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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