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조용…★
제 딴에는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던 신자 한 분이 죽어서 지옥엘 가게 되었다.『내게 우째 이런일이……?』하고 투덜대며 들어가다가 뜻밖에도 본당 신부님을 만났다. 반갑기도 하고 안 됐기도 해서 울상을 지으며『아이고, 신부님요, 지 같은 놈이사 이런데 온다 카지만도 신부님이 이게 우짠 일입니까. 예?』
그러나 그 신부님, 『쉿, 조용하게. 저 뒤에 주교님도 와 계신다네 』
★…아! 옛날이여 …★
천국에서 지극히 높으신 세 어른이 망중한에 심심풀이로 왕년의 솜씨들이 녹슬지 않았는지 시험해 보자 하시고는 성부께서 먼저 성령께 이르시자 눈 깜짝할 사이에 비둘기 모양으로, 또 불혀 모양으로 재빨리 변신을 하신다.
감탄하신 두 분이 박수를 보내시고는 이번엔『성자께서도 어디 한 번 기적을 보여 보시지요』하고 성부께서 청하시자『워낙 많은데 뭘 한 번 해 보일까요?』하고 자신만만하게 예수님께서 대답하시자, 마침 더우니 저기 물 위로 걸으신 그 기적을 한 번 재현해 보시라고 청하신다.
『그까짓쯤이야』하시던 예수님, 어찌된 영문인지 대번에 빠지시고 만다. 두 번 세 번 시도해 봐도 결과는 같을 뿐, 왜 그럴까 하고 살펴보니 세상에 발등에 못구멍이 나 있네요.
★…주일미사 참례 (1)…★
바오로씨가 주일 아침에 아내인 막달레나씨에게 자기는 집 보고 저녁미사에 갈 테니 아이 데리고 먼저 주일미사에 다녀오란다. 그래서 개구장이 아들을 데리고 성당으로가는 막달레나씨, 여간 불안한게 아니어서『분도야, 미사 때 말썽 피우면 절대로 안 된다』하고 다짐을 해 두었다.
이윽고 복사가 제대 위의 초에 불을 붙이자 그때까지 얌전하게 앉아 있던 분도 녀석, 벌떡 일어나더니『생일 축하합니다』하고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닌가. 당황하고 창피스러워 어쩔 줄 모르던 막달레나씨, 분도의 입을 막으며 허둥대다가 안 되겠던지 아이의 손을 잡고 밖으로 빠져나가는데 또 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나는 여기 있는데 왜 다른 애 손 잡고 가?』
★…주일미사 참례 (2)…★
성당에 갔던 모자가 이내 돌아오자 의아해진 바오로씨가 아내에게 물었다.
『아니 오늘 미사 없소?』
『왜 없어요. 난 창피스러워 저녁미사 갈 테니 당신이 먼저 쟤 데리고 다녀오세요.』
할 수 없이 바오로씨가 분도를 데리고 성당에 갔는데 이미 미사가 시작되어 성당 안은 자리가 만원이라 뒷켠에 서서 미사에 임하게 되었다.
『분도야, 너 때문에 자리에도 앉지 못하고 미사를 봉헌하게 되는구나. 그러니 말썽을 부리지 말았어야지』하고 조용히 타이른 후 봉헌 행렬이 시작되자 바오로씨가 지갑에서 헌금할 돈을 꺼낸다. 이때 그 꼬마 녀석이 또 한마디 건낸다.
『아빠 자리도 못 잡았는데 왜 입장료 내려고 해?』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