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수녀연합회 제 7차 회의(AMORⅦ)가 지난 10월 7일 살뜨르 성바오로수녀회 서울관구에서 개막됐다.「아시아교회내 여성의 역할과 지위」를 주제로 열리고 있는 이번 회의는17일까지 열하루동안 계속되는데 참가자 수는 13개국 43명이며 옵저버도 7개국에서 19명이나된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이번회의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온 여자수도장상연합회의 노고를 치하하며 이번 회의가 추구하는 교회안에서의 여성의 역할과 지위가 심충적으로 다루어지고 올바른 방안을 제시해 줄 것을 기대해마지 않는다.
특히 금년은 국제연합이 75년에 제정한바있는「여성의 해」설정 10주년의 해로서 교회내 여성의 역할과 지위를 재조명하려는 아시아수녀연합회 제 7차 회의의 노력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있다 하겠다.
UN이「여성의 해」를 설정하기까지 여성은 남성에 비해 불평등한 대우를 받아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성지위의 사회적 종속이 사회적 부정으로 취급된 것은 자본주의의 발전에 의한 여성지위 변화에 따른것이며 사상적으로는 프랑스대혁명의 평등권에 의한 여성자각의 결과라고한다.
오늘날 여성문제는 사회에서나 교회에서 시급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으나 여성해방은 남녀동등권을 부르짖는것만으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여성과 남성을 서로 분리시켜 여성에게만 초점을 맞추어 이룩될수있는것도 아닐것이다. 여성문제는 근본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합일적 존재로서의 인간문제이기 때문에 사회에서나 교회에서 진정한 의미의 여성지위 회복은 인간회복과 상통하는 것이다.
그런데 근년들어 사회안에서의 여성문제가 활발히 논의되고 진전된 것에 비하면 교회안에서의 여성의 문제는 소극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교회안에서의 여성의 역할과 지위를 거론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며 역할과 지위에 있어 동등권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다보면 교계제도의 변화를 요구하게되고 나아가서는 교도권의 권위까지 도전받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교계제도의 질서를 존중하면서그 역할과 지위를 확대시켜 나간다는 것은 자칫하면 결실 없는 이론적인 정립에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아시아수녀연합회 제 7차 회의의 결과가 크게 기대된다.
이번 회의 참가자들은 개막식에 이어 3일간은 한국교회의 여성들이 일하는 현장에서 생활체험을 나눈후 일주일간 여성으로서의 참된 자유와 품위를 지니고 여성답게 실천할 수 있는 사도직을 모색하리라 한다.
따라서 이번 제 7차 아시아 수녀연합회 회의는 아시아차원에서 보편성을 탐구하고 참가국특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아시아 교회내에서의 여성의 역할과지위를 분석 통찰하여 현대사회에 적용하는 여성수도자의 사명을 정립하는데도 크게 기여해 줄 것으로 믿는다.
한국가톨릭교회는 초기교회시대에서도 주문모신부가 여성신도들을 특별히 우대하고 여성들을 바탕으로 삼아 복음선교를 널리 펼 계획을 세웠을만큼 여성신도들의 사도직활동이 컸다는데 주목하지 않을수없다.
특히 한국천주교회사를 쓴 달레 신부가 가장 뛰어난 여성으로 들고있는 강완숙의 사도직 수행은 참으로 눈부신 것이었으며 한신애 김연이 정복혜 정복점 등 여러 여성시도들의 활동은 현대교회여성들에게 귀감이 되고있다.
이같이 초대교회의 여성신도들의 역할이 지대한것은 이러한 역할수행을 할수있도록 교회가 여성신도들의 지위를 남성과 구별없이 인정했다는 점에 주목해야할 필요가있다.
현재 한국교회의 여성신도수는 전체신자수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미사참여 등 전례와 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신도는 70~80%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오늘날 한국교회의 여성신도는 교회구성과 활동폭에 있어서는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역할을 하면서도 숫적인면에서나 활동량에있서 열세인 남성신자들에 비해 지위가 낮고 역할의 비중도 얕게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정도에 있어 약간의 차이는 있겠으나 아시아지역 교회의 공통의 현상이며 나아가서는 세계적인 문제라고 보여진다.
교회는 현실적으로 남성(성직자)에 의해 주도되고있으며 본당 운영 역시 남자신자들에 의해 주도되고있으나 참여자는 여성신도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균형을 이루고있다.
따라서 여성의 역할과 지위가 교회안에서 향상되고 제자리를 찾는 것은 교회발전과 활성화와 직결되는만큼 여성에 대한 보수적 전통적인 잘못된 의식구조의 개혁과 더불어 제도의 개혁도 끊임없이 추구돼야 할것이다.
모쪼록 이번 제 7차 아시아수녀연합회의가 교회안에서의 여성의 역할과 지위를 명쾌하게 규명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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