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생활체험」. 요즘 교회안에서 유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용어중의 하나가 바로「현장체험」또는「현장생활체험」이다. 지난 8월 한국주교단이 국내에서 현장생활체험을 실시함으로써 이 용어는 두드러지게 부각될 수가 있었다.
「현장체험」은 1972년 결성된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가 산하에 인간발전위원회를 설치하고 그 실무를 주관하는 사무직이 아시아 주교들의 사회연수회(BISA)를 주요활동으로 채택하면서부터 한국교회에 선을 보였다. 사회주교연수회의 핵심적인 부분인 주교들의「현장체험」은 제 7차인 올해부터 그 용어가「현장체험」에서「현장생활체험」으로 발전됐다.
언뜻보기에「현장체험」과「현장생활체험」이 무엇이 다른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두 단어는 분명히 엄청나게 다르다. 현장체험(Exposure)은 말뜻 그대로 단순히 현장을 체험한다는 것이고 생활체험(Immersion)은 현장에서 함께 생활을 나누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체감을 조성하는데 함께 사는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의 고통을 진정으로 나누기 위해서라면 그 삶속에 뛰어들어 그들의 삶을 삶으로 터득하는 것, 그것이 바로 현장생활체험의 기본정신이자 핵심이다.
지난번 교회 최고 장상들의「현장생활체험」이 너무 늦었다는 자성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물론 교회밖에서 아직도 대화의 주제로 떠오르는것도 현장생활체험의 필연성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단적인 예라 할수 있다.
지난 17일 폐막된 제 7차 아시아 수녀연합회의 회의기간 중 두드러진 일정은 역시「현장체험」이었다. 교회안에서 여성들이 일하는 현장을 직접 보고 대화를 나누도록 배려된 수녀들의 현장체험은 참가 수녀들에게 한국교회안에서의 여성의「자리」를 어느정도 보여주는 계기가 됐음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서 꼭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있다. 현장체험이 결코 행사자체로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것. 문제의식을 구체적으로 일깨우기 위한 현장체험이 행사의 장식품으로 끝날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극히 일부 수도자가 참가한 이번 현장체험은 보다많은 수도자들에게 확산되어야 하며 더욱 중요한 것은 아시아수녀연합회의의 결실이 모든 여성들에게 전해질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