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국인은 서열의식이 강하다. 「한국인의 의식구조」란 책에서 잘 표현됐다. 옛날엔 반상이 족보를 따져서 항렬 대비하여 순위를 가려냈다. 기차안에서 만난 50대와 60대 두노인이 공손히 통성명을 하더니 서로 동성동본임이 밝혀지자 서열을 따지니 60대 노인이 50대 노인보다 두항렬 아래였다. 이때 50대가 60대 노인에게 반말을 했다한다. 요즈음엔 반상구별, 항렬대보보다는 직위에 신경을 쓴다. 특히 명함엔 으례 ○○국장이니, ○○과장이니 ○○박사라고 자신을 밝히며 군대에서도 같은 졸병끼리도 밥그릇수를 따진다. 이때 서열의식은 매우 강하다. 멀리 내다볼것없이 기관장들이 모인곳에 일이 있어 같이 식사할때면 좌석 정하는 것이 큰일 중의 하나다.
서로 먼저 앉으라느니 일어섰다 앉았다 꽤나 시간이 걸린다. 그래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 그럭저럭 자리가 결정되어 앉아 식사하다가도 더높은 사람이 늦게 오면 또 서열 때문에 여러사람이 밥그릇을 들고 엉덩이를 옮겨 비켜 앉게된다. 이 서열의식은 신체부위에도 준비를 따지게 했으니 가장 존귀한 것은 머리다. 기묘사화때 단식투쟁으로 죽은 우남양은 제사때만 머리를 숙였고 신닦거나 소피를 볼 때 또는 하체가 가려울땐 반드시 왼손으로 긁는 존우사상도 철저했다 한다. 한국의 최후 양반이라고 불리우는 단재 신채호는 고개를 숙이지 않고 세수를 하여 춘원 이광수가 매일 빨래를 하느라고 애먹어서 하루는『고개를 숙이고 세수를 하면 옷이 안젖을 것이 아닙니까?』하니 그는『뭐라구? 고개를 숙여? 세숫대야 같은 비천한 물건앞에 머리를 숙여? 그런 상놈의 버릇을 누구에게 권하는 거야?』하고 호통쳤다한다. 개화기 때 미국에서 한국에 선교사를 파견하기 전에 한국에 대해 강습을 시키는데 이 서열관습을 잘알지못하면 선교가 불가능하다고 철저히 가르쳐서 보냈다 한다. 한국인의 방은 네모 반듯하여도 부위마다 서열이 있다고 가르친다. 방에 선이 안그어져 구별하기 어렵지만 벽을 둘러보고 관모가 걸린곳 아래가 상석이라고 가르쳤다 한다. 하긴 웃 사람을 존중하고 존두사상이 법 제정이전에 한국의 질서와 안정을 지켜준 것은 사실이다. 이런 것들은 어디까지나 우리 인간사회에서 일어난 서열의식이다.
생각해보라. 서열로 친다면야 하느님아래 인간이지 별수 있는가. 이 서열도 우리 한국적 서열처럼 한국민족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하느님을 상석으로 모시고 살아가는 것이 신자의 당연한 도리인것이다. 교회이ㅡ 머리이신 존두사상(尊頭思想)이 바쁘다는 핑계로 먹고 살기어렵다는 변명으로 소홀해 하거나 소멸되어서는 안된다고본다.
성바오로의 말씀을 들어보자.
『여러분이 내가 전해준 전통을 그대로 지키고 있으니 정말 잘한일입니다. 모든 사람의 머리는 그리스도요, 아내의 머리는 남편이요, 그리스도의 머리는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꼬린11, 2)
※지난호 내용중 낙태모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 『살인이 아니라 중죄니라』를『살인이니라 중죄니라』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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