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통일은 우리 한민족 최대의 숙원이자 저버릴 수 없는 소망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과의 통일을 염원하면서 각 분야별로 통일에 대한 대비책을 나름대로 강구하고 있다.
통일의 작업은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동시에 고통분담 없이는 기대조차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80년대 초 한국 천주교회 2백주년 기념 준비의 일환으로 설립된 북한선교위원회는 통일에 대비한 한국 천주교회의의 창구이자 의지이기도 하다.
북한선교위원회 출범 당시만 하여도 도무지 불가능할 것으로만 여겨지던 남북통일 문제가 급격한 세계 정세의 변화 속에 우리의 고통분담 시기를 더욱 재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가톨릭신문의 확인 조사에 의하면 전국 교구 가운데 절반 이상의 교구에서「통일기금」을 비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기금 확보는 지난 92년 주교회의 추계총회에서 93년부터 각 교구별로 통일 준비 기금을 조성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기금 조성 방법은 예산의 일부 할당, 또는 특별헌금 등 구체적 방안까지 제시하면서까지 결의를 다진 사항이다.
그런데 지난 한 해 동안 이를 실천에 옮긴 교구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통일기금 조성은 강제성을 띨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주교회의 총의로 합의를 이끌어낸 통일기금 조성에 아무런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교구에서는 주교회의 결의를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 교구에서 통일사목 기금을 비축하고 있는 방법은 본당 예산 수립시 일정 비율을 부과토록 하는 것과「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에 특별헌금하는 것이다. 본당 예산 수립시 일정 비율을 통일기금 항목으로 책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다. 그러나 금년도 예산에 이를 반영시키지 못한 교구에서는「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이나 별도의 지향일을 설정해서라도 통일사목 기금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교구의 재정 형편상 이를 미루고 있다면 예산의 비율을 최대한 낮추어서라도 참여하는 것이 마땅하다.
액수의 과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신자들에게 대북한 선교에 대한 의지를 심어주고 교육시키는 가장 명료한 길이기 때문이다.
차제에 이미 교구별로 조성된 기금을 한 곳으로 모으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본다. 교구별로 기금을 조성 비축하는 것은 통일기금 성격상 비효율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리고 기왕에 어렵게 조성된 기금이 교구 재정 형편에 따라 손쉽게 차용 또는 전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구별로 조성된 기금을 책임 있는 기관에서 일괄 접수하여 비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