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에 순백의 초대장을 선물 받았다
초대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오페라 극장에 초대합니다. 아름다운 클래식회관(안방)으로 8시 10분(밤)에 오세요」
내가 문을 열고 들어서니 왼쪽 커튼 속에는「고우니」, 오른쪽 커튼 속에는「아리따우니」가 빠꼼히 얼굴을 내밀면서 활짝 반겨주었다.
독특한 것은 의자가 이불과 베개라는 점이었다. 누워서 감상을 하거나, 베개에 팔을 기대거나 자유롭게 구경을 하라며 시범까지 보여 주었다.
드디어 1막이 열리자, 이탈리아 민요「산타 루치아」를 작은딸이 과감히 소프라노로 뽑아냈다.
그리고「사운드 오브 뮤직」영화에서 가족 모두가 불렀던「에델바이스」는 의젓한 큰딸이 꼬부랑 발음으로 잘도 독창을 했다.
이어서「주의 나라 임하면」「하늘나라 동화」두 곡은 자매가 꾀꼬리처럼 율동을 곁들여 노래하니, 작은 오페라(?)가 되었다.
또 다시「주의 기도」「아름다운 장미」생소한「아기염소」(창작동요)마저 나를 감동시켰다.
우리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사는 오늘에 감사하며「파란 마음 하얀 마음」을 합창하면서 아쉬운 막을 내렸다.
비록 짧은 시간(30분)의 음악회였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민요, 어린이 성가, 동요만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두 딸이 한없이 대견하고 아름다웠다.
「가정의 해」를 맞아 노래를 사랑하는 남편에게도 두 천사(12살과 10살)가 쓴 초대장을 받는 행운이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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