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6대 도시에서 시내버스를 타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인내를 경험해야 한다.
배차 간격이 길기 때문에 오래 기다려야 하고 또 목적지까지 종전의 배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것도 참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콩나물 시루 같은 버스 안의 밀고 밀림도 견디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달 28일부터 6대 도시에서 실시되고 있는 시내버스 노조의 이른바「준법 운행」의 결과를 톡톡히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버스 운전사들이 사용자를 상대로 요구한 임금 인상이 관철되지 않음에 따라 시작된 준법 운행은 처음엔 과속 안 하기 승강장 정차 시간 지키기 신호 위반 안 하기 차선 위반 안 하기 정원 초과 안 하기 2시간 운행 후 20분 휴식시간 확보 등이었다.
이것이 8일부터는 청소 및 정비 불량 차량 승무 거부, 요금통 관리 안 하기, 야간 불법 주차 버스 고발, 차고지에서 운전사가 직접 연료 넣지 않기 등을 추가해 준법 운행의 강도를 높이고있다.
버스 노조 측은 금년도 임금 인상율 요구안을 13ㆍ6%로 통일하고 이 협상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3월 15일 6대 도시 노조 지부장 회의를 열어 쟁의 행위 여부를 결정 짓는다고 하니 시민들은 그나마의 버스조차도 타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지금까지 시내버스들이 수없이 위법·탈법 운행을 해온 데 대해 놀라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양측간 협상이 하루 속히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라지만 해결이 된다 해도 그 뒷일을 먼저 걱정하게 된다. 그것은 준법 운행이 임금 타결과 함께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노조측의 준법 운행이 결과적으로 사용자 측에 막대한 재정 손실을 초래하고 있어 협상의 타결은 곧 불준법 운행을 전제로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시내버스들이 또 다시 위법·불법 운행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불과 한 주간의 경험이지만 시민들은 오래 기다리고 많이 참더라도 버스들이 과속이나 신호·차선 위반을 하지 않는 것을 더 바라고 있다. 또 위협적인 끼어들기와 요란한 경적음을 보거나 듣지 않은 것이 여간 마음 편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물론 버스 사용자들이나 운전사들의 고충과 어려움을 몰라서 하는 소리가 결코 아니다. 그 문제들은 정부의 정책과 행정적인 뒷받침 등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일이다.
문제는 시민을 또 다시 볼모로 잡거나 무시하지 말라는 얘기다. 동시에 시민을 또 다시 위법·탈법의 공범자로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임금 협상의 타결이 또 다시 버스들의 불준법 운행의 회복을 뜻한다면 그런 협상은 결렬되는 편이 더 낫다는 입장이다. 부디 이번 기회에 버스들부터 교통 법규를 준수하는 데 솔선수범하길 양측의 양식과 양심에 호소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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