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와 희망의 신대륙 아메리카에 이주한 초창기 가톨릭 신자들이 제일 먼저 세운 것은 교회가 아니라 주일학교였다. 신대륙에 처음 세워진 주일학교에서 신앙교육을 받은 이민 2세들은 그 뒤 교회를 세웠고, 교회의 뿌리는 더욱 깊어질 수 있었고 오늘의 교회를 이루는 초석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교회에 있어서도 2세의 신앙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가를 잘 보여준 역사적 사실이라 하겠다. 때문에 미래 교회의 앞날을 위한 주일학교의 위치는 교회 안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 천주교회의 주일학교 실정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아직도 10년이 넘게 사용되고 있는 주일학교 교재를 비롯하여, 교회의 주일학교에 대한 관심 부족, 교사들의 소명의식 결여, 가정에서의 주일학교에 대한 무관심 등은 한국 천주교회의 앞날을 어둡게 만드는 중요한 예다.
그렇다면 교회와 주일학교 교사, 그리고 가정의 세 가지 문제점 등을 살펴보며 보다 나은 주일학교, 교회의 미래인 주일학교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한다.
“주일학교의 기원은 18세기 중엽 영국의 산업혁명과 그 결과로 파생된 인간 소외 문제, 근로 청소년들의 범죄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시작한 로버트 레이크스(Robert Raikes)의 주일학교를 그 기원으로 하고 있다. 영국 교회가 외면한 자리에 뜻 있는 한 평신도에 의하여 발화되어간 이 교육혁명은 삶의 의미를 상실했던 수많은 젊은이들 속에 생명과 복음의 소망을 심어나갔던 것이다”(은준관, 「교사의 교육신학」, 종로서적, 1992. P61. 이 같은 역사적 소명 아래 퍼져나갔던 주일학교가 가톨릭에도 파급되었고, 뒤늦게 주일학교 교육에 눈을 뜬 가톨릭교회 역시 많은 성장을 가져왔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 천주교회의 주일학교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너무도 뒤떨어진 실정이다. 교회는 주일학교 교육에 과감한 투자를 아껴왔고, 전문적인 인재 양성에도 소홀하였다. 더구나 대부분 봉사자로 주일학교를 운영해 나가면서도 주일학교 교리실이라든가, 자료, 나아가 교리교사에 대한 배려 역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리실과 자료 등은 뒤로 미루더라도 주일학교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교리교사에 대한 계속적인 재교육은 너무도 부족한 형편이다. 교회가 신앙 2세의 교육 현장을 맡은 교사에 대하여 무관심하고 과감한 투자를 아끼면서 교회의 밝은 미래를 꿈꾸는 것은 깨어야 할 꿈인 것이다.
교회의 관심 부족에서 주일학교 교사는 자신들이 맡은 하느님 나라를 위한 직무가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은 실정이다. 교사들은 교회 내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모르고 있으며, 학창 시절에나 사회생활 중 잠시 거쳐 가는 취미활동의 하나로 주일학교 교사의 역할을 인식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가정은 주일학교가 무엇인지, 무엇을 가르치고, 가르치는 분들은 누구인지 도무지 관심이 없다. 입시지옥과 인간성 말살의 경쟁교육이 버젓이 가르쳐지는 한국 교육의 현실을 생각하면 학교가 다하지 못하는 참 인간 교육을 주일 한 번이라도 교회가 제대로 맡아주길 기대하여야 하는데 오히려 가정에서마저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회는 주일학교의 소중함에 대하여 또 다시 눈을 떠야 하고 주일학교 교사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해주어야 하며 영적 성장과 전문적 지식 향상을 위한 끊임없는 재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가정은 주일학교를 바로 알고, 일반학교에 쏟는 정성 이상으로 영원을 책임지고 교육시키는 주일학교의 너무도 소중한 소명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자녀를 주일학교에 안심하고 보내야 할 것이며 주일학교와의 연대관계를 충실히 해나가야 한다.
끝으로 주일학교 교사들은 성령께서 주시는 가장 커다란 은총의 선물인 말씀을 받아 전하는 특권(I 고린 14장 참조)을 받았으므로 그 은총을 충분히 발휘하려는 소명의식을 더욱 키워야 할 것이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친근한 신영복 선생님은 교육에 대하여 이렇게 적고 계신다. “소년을 보살피는 일은 「천체 망원경의 렌즈를 닦는」 일처럼 별과 우주와 미래를 바라보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주일학교에 대한 많은 관심과 지원이 끊임 없을 때 교회의 미래는 밝을 수 있으며 하느님 나라의 완성은 천체 망원경을 통하여 별과 우주를 보듯 더욱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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