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몬드라곤 공동체에서 배운 것처럼 「협동조합」을 주목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본주의의 부정의와 사회주의의 비효율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협동조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조합은 기존의 대규모화된 조합은 결코 아니다. 일본의 경우 생활협동조합은 완전히 성공한 경우에 속하지만 지금은 너무 비해대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한살림 공동체와 안동생명의 공동체가 비교적 제 자리를 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경우는 지난 UR 협상에서 쌀을 제외한 농산물을 통째로 내준 꼴로 부실한 협상을 주도했다. 미국이나 일본 캐나다나 유럽연합 심지어 인도네시아도 UR 농업 보호 장치를 확보했는데 이 나라 정부는 지레 간을 빼내주고 말았다. 농산물과 공산품은 차원이 다르지 않은가. 공산품은 고장 나면 다시 수리할 수 있지만 농산물의 생산 구조는 한 번 파괴되면 회복하기가 힘들다.
이제 정부의 꼼수가 드러난 이상, 우리의 농업을 정부나 기업에만 맡길 수가 없다. 우리 스스로가 나서야 한다. 현대판 의병인 시민들이 죽창을 들고 쌀, 밀, 보리 등 기초 농산물을 지키는 것은 제2의 민족독립운동이다. 한마디로 우리 농산물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다. 우리 국민의 피요 문화이며 혼이다. 이것이 다 죽어버리면 우리 정신이 황폐화되고 만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다. 우리 각자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동체로 도와야 한다.
첫째로, 이미 잘 알려진 우리밀 운동과 같은 국민운동 방식이다. 올해도 전국 5백만 평에서 우리 밀이 도시 소비자의 사랑을 받으면서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 둘째로, 소비자들이 농산물의 유통 구조의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것은 소비자들과 생산자들이 연대하면 풀 수 있다고 본다. 이른바「직거래 방식」이다. 싸게 먹기 위해서 직거래하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 제대로 먹고 제 값을 주자는 이야기이다. 우리 농산물을 먹어주는 것만으로 농촌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공」의 가치를 창조하는 직거래이어야 한다. 우리 교회는 직판장을 넘어서 소비자협동조합까지 발전할 때 복음적이라고 생각한다. 생산-유통-소비 폐기를 따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로 묶어서 근검, 절약을 바탕으로 하는 이 생활자치운동이 협동조합이다. 그리고 세 번째로, 이 조합이 생산자를 밀어주고 생명농법인 유기농으로 나아간다면 수입 농산물의 국제 경쟁력에도 이길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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