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교 2백주년을 지내면서 신앙열기에 북바쳐 여의도 광장, 103위 순교 성인의 시성이 선포된 자리를 메운 수십만의 교형 자매들 모습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복음의 씨앗을 이 땅에 받아 들이는데도 외국 선교사의 손에 의해서가 아닌 우리 선조 이를 테면 평신도 스스로 찾아와 파종하였다는 긍지를 가지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1784년 이승훈이 북경에서 세례받고 귀국한 후 1886년 한불 수호 조약(조선 국내 그리스도교 신앙자유 인정)이 있기까지 1백여년 남짓한 박해속에서도 60여년간을 성직자 없이 평신도들의 힘으로 신앙을 지켜왔다. 또한 평신도에 의해 호교론적 교리 설명서도 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상재상서(上宰相書)이다. 이런 뿌리를 가진 한국 천주교회이기에 103위 한국 순교 성인들 가운데 93위가 평신도라는 사실은 너무나 당위적인 결과이리라!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옛날의 선조들 업적을 나열하면서 자화 자찬만을 할 수는 결코 없는 형편이다.
숫적으로 신자가 점점 증가되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신자들의 냉담과 아울러 신앙인이 된 것을 몰랐던 때를 동경하는 평신도가 얼마나 많아졌는가! 마치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을 통하여 하느님의 선택된 백성이 되면서 얼마못가 광야의 시련을 견디지 못하고 불신하면서 에집트의 종살이때 고기남비를 그리워하듯(출애16, 1~3) 그리스도를 알고 따르게된 것을 후회한다. 사실 그렇데 된 이유도 자못 심각하다 전반적 생활풍토가 그리스도교 신자된 양심과 행동원리로 살아갈 수 없게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 문제는 현실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는 타협과 절충과 양보 때문에 신자된 신분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주일이라는 의식보다 휴일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기도할 시간이 없어 시간의 성화(聖化)는 더욱 어렵게 되었다. 거룩한 것(하느님)이 다 뭐냐? 는 듯 내동댕이 쳐 졌다.
자기가 세상의 중심인듯, 이 세상이 전부인듯 살아간다. 명목으로만 그리스도교인이지 그리스도와 하등 상관 관계가 없는사람-유물론자(唯物論者)와 차이없는 삶을 살고있다. 철저하게 후천성면 역결핍증에 걸리고 말았다. 하루빨리 이 결핍증에서 벗어나야한다. 오늘이라고 해서 초대교회의 평신도처럼 신앙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이유가 없어진것이 아니다. 평신도의 각성이란 모든 교회(성직자와 수도자를 포함하는)의 끊임없는 체질개선(회개)을 뜻한다.
『자기 능력대로 교회발전에 기여하지않는 지체는 교회를 위해서나 또 그자신을 위해서나 아무 쓸데없는 지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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