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여, 우리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하십니까.「아르메르」는 사라졌고 그곳엔 이젠 진흙만 남았습니다. 유황냄새와 뜨거운 화산열기가 진동합니다』 13일 밤 남미 최북단 콜롬비아의 네바도 델 루이스산에서 화산이 터졌을때 필사적으로 탈출해 나온 피난민의 절규다. 도시위에 그대로 덮쳐 2만여명이 생매장되고 그 이상의 시민들을 부상당하게 한 83년래 세계최악의 화산폭발. 이런 참화를 보고 많은 사람들은『선하신 하느님께서 왜 인간에게 이런 재앙을 주는가』고 새롭지 아니한 의문을 던지고있다. ▶이번 화산은 태평양의 해저를 이루는 암권의 한 지판 (地板) 이 남아메리카 대륙밑으로 빠져들어가 고온하의 지하심부에서 녹았다 다시 분출해 나온 결과라고 화산학자들은 보고있다. 태평양의 해저를 이루고있는 암권은 1년에 수cm씩 대륙밑으로 빠져들어가 태평양 동서 해안역에 지진 및 화산지대를 만든다.
▶과학이 알려주는 바에 의하면 지구는 수성이나 화성같은 태양계내의 다른 행성과는 달리 땅속에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운동하고 있다. 달이나 여타 행성들이 이미 활동을 멈춰 죽은 상태인데 반해 유독 우리가 사는 지구만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인간을 포함, 모든 생명체를 살게하는 지구의 이런 운동결과 일어나는 화산이나 지진이 인간에게는 그토록 큰 재난을 주지만 지구자체로 봐서는 내부운동이 낳은 부수적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화산 폭발이 하나의 단순한 자연현상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당하는 인간의 편에서는 너무도 참혹하고 허탈에 빠지게한다. 그래서 인간은 하느님을 원망도 하고 부인도 하게된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하느님은 잔인한 분도 아니요 무관심한 분도 아니다. 화산이 폭발 할것이니 미리 대피하라는 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농작물때문에 눌러있었다고한다. 현실적인 욕망에 집착않고 경고에 귀기울였다면 수만명이 진흙속에 묻히는 대참사는 빚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멕시코의 지진도 날림으로 지은 건물은 모두 무너뜨렸지만 기초를 튼튼히 박은 옛 성당건물은 그냥 남겨두지 않았는가.
▶때마침 대림절이 가까워오고 미사전례에서 자주 인류의 종말을 묵상하는 시기다. 어느 누구에게나 종말은 올것이고 그 종말이 비극적 종말이 되지않도록 대비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천재 (天災), 인재 (人災) 가 이렇게 빈번한 오늘의 조짐이 무언가 하느님의 경고적인 조짐과도 비슷하지 않은가. 지진과 화산폭발이 단순한 자연현상일까, 아니면 하느님의 깊은 섭리의 뜻이 작용하신 것이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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