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4일 오늘 주일은 교회력으로 한해가 끝나는 마지막 주일이다. 다시 말하면 오늘로써 1985년의 교회생활이 끝나는 셈이다.
한해를 마감하면서 그 한해를 되돌아보는 것은 잘되고 잘못된 점을 가려내어 앞날의 삶에 참고자료로 혹은, 새생활의 지침으로 삼고자하는데 뜻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85년도의 한국교회를 되돌아볼 때 물론 잘한일도 있겠지만 반성할일도 많으리라고 본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1985년은 한국주교단이 선포한 「증거의 해」로 모든 분야에서 복음을 증거하자고 정한 해였다. 그 의도는 85년이 한국교회 제 3세기를 시작하는 원년으로서 2백년교회의 자산을 밑거름삼아 새롭고 보다 영광스런 3백년 교회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있었다.
특히 증거의 해는 교황성하께서 한국방문에서 남긴 말씀들을 실천에 옮기고 생활현장에서 적극 증거하자는데 초점을 두었다.
교황성하의 방한말씀의 해심은 화해와 회개ㆍ나눔 그리고 신앙의 증거였다.
이제 한해를 마치면서 과연 교황성하의 말씀이 어느 정도 깊이로, 얼마만큼의 넓이로 이땅 삶의 곳곳에서 구현되고 있는가 살펴보아야한다.
먼저 우리는 개인적으로 마음을 상한 사람들과 화해했는가 냉정히 자성해보아야 한다. 하느님과의 화해를 바탕으로 인간들간의 화해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면 그 화해는 진정한 화해로 볼 수 없다. 마치 살얼음위를 걸어가듯 언제 그 상태가 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진정한 화해는 밖으로 드러나는 위장된 행위에 있지않고 참된 용서와 이해 그리고 상대방의 허물까지도 수용하는 상대방의 허물까지도 수용하는 애덕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우리는 얼마나 나눔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하겠다. 나눔의 크기나 회수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지만 중요한 것은 나눔을 생활화하는데 있다.
유독이나 자연재해가 세계적으로 많았던 85년은 한국교회에도 그 여파를 몰고와 한국교회의 나눔을 재촉하고 가속시킨 것도 사실이다.
뿐아니라 국내에서는 일단 목표를 초과달성한 영세맹인 무료개안수술이 지속사업으로 설정됨으로써 나눔의 강한 실천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교회내에, 농촌과 도시교회간의 인적ㆍ물적나눔은 여전히 미흡하고 해결되어야 할 중요과제로 남아있으며 도시는 도시대로, 농어촌은 그 지역대로 나눔의 필요성이 시급하고 점증하는 현실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끝으로 신앙의 증거는 곧 온 몸으로, 삶 자체로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일로서 얼마나 그리스도인답게 살고있는지를 숙고해야 하겠다.
이 증거는 신자개인의 삶속에서, 교회공동체의 행동에서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드러나야 할 것이다. 개인이나 교회공동체가 신앙을 증거하지 못할 때 이땅과 이민족의 복음화나 구원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증거의 해를 마감하면서 교회전체의 자기반성이 무엇보다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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