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자 대학생들의 가장 큰 축제인 빡스로마나데이 행사. 평화를 갈구하는 젊은 신앙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랑과 정의와 일치를 위해 마음과 마음을 모으면서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가톨릭학생 운동의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고 각 단대간의 친교도 나누는 잔치.
그런데 최근 모교구 대학생연합회가 6일간 펼친 빡스데이행사는 예년에 비해 어찌보면 외적으로 화려하게 (?) 꾸며진 행사였지만 그 열기는 식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프로그램 하나하나가 연결됐다기 보다도 완전 별개의 행사인듯 했고 각 대학간의 좀처럼 허물어뜨릴수 없는 벽도 여전해 「빡스」 (평화) 라는 행사 이름과는 거리감이 있는듯 했다.
학술발표회ㆍ초청강연회의 경우 특히 「냉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시작시간이 임박해서도 자리를 채운 좌석은 열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였고 시작시간 30분이 지나서도 2백여 좌석 중 4분의 3가량이 그대로 비어있는 썰렁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학술발표회ㆍ강연회가 열리고 있는 바로 그 시간, 옆장소에서는 내일 있을 성가 성극경연대회를 위해 노래ㆍ연극준비에 바쁜 모습이다.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전체 공동체행사의 하나로 열리고 있는 학술발표회나 강연회는 「나」 「우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듯이.
그런 가운데 발표회ㆍ강연회와는 대조적으로 떠들썩한 잔치분위기가 풍겨나온 곳은 성가ㆍ성극경연대회와 한마당잔치. 그렇지만 성가ㆍ성극 경연시간에도 자기대학이 출연하기 전까지는 또 다른장소에가서 연습을한다. 다른 대학의 것은 불필요도 없고 우리만 제시간에 맞게 출연하면 된다는 식이다. 과거의 전례를 보아 많은 통제를 해 다행이었지만.
『프로그램의 순서를 바꿨으면 고루 고루 많이 참가할 수 있었을텐데』라며 한숨짓던 한 참가학생의 말처럼 정말 프로그램의 순서가 잘못된 탓으로만 돌리고 싶은 마음이다.
「단절의 시대」라 일컬어지는 오늘의 현실. 모두가 자기문제에만 급급해있는 모습들이 우리 사회안에 만연돼 있는 이때, 교회의 미래상인 젊은 신자지성인에게서조차 전체 공동체는 뒷전에 두고 「나」를 중심으로 그린 운(圓) 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 단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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