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도 저물어 가고 우리는 이제 새 전례주년이 시작되는 대림절을 맞이하게 되었다. 교회의 전례력(典禮歷)은 신앙생활의 길잡이 구실을 하는 그리스도인의 월력(月歷)이다. 우선 우리는 새로 시작되는 전례주년과 함께 또 한해의 생활을 계획하고 새로운 결심과 각오를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가 맞이하는 대림절은 구원자인 그리스도의 내림을 기다리며 그분을 합당히 모실 준비를 하는 시기이다.
어떻게 하면 오실 그리스도를 합당히 맞이할까? 자신의 신앙을 반성하고 생활을 점검하며 눈을 들어 오실 구세주를 바라는 태도 즉 회개와 쇄신이다. 우리는 자신을 여지없이 낮추고 세상에 내려오실 구세주의 탄생과 아울러 마지막 날、위엄과 영광을 지니고 세상을 심판하실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며 깨어있어야 한다. 기다림은 희망을、깨어있음은 각성(覺醒)을 의미한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기다림은 그분께만 참된구원이 있기 때문이고 또 깨어있어야 함은 세상이 우리를 구원의 길에서 이탈시켜 그분을 만나지못하게 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대림절은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구원자의 도래를 기다렸듯이、우리는 장차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절기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 전체가 곧 구원의 성취를 기다리는 것이므로 삶 자체는 대림절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주님의 내림과 구원을 기다리며 우리의 마음과 생활을 가다듬자.「주의길을 닦고 그이 길을 고르게 하여라」(마르꼬1、3)라고 외치는 광야의 소리를 듣고、주님을 기꺼이 모실 마음 자리를 마련하자. 인생고 (苦) 와 흔히 겪는 삶의 좌절에서 오는 실망의 골짜기를 주님께 대한 희망으로 북돋우어 높이고 세상에 대한 애착과 생활 (I요한、2、16) 의 자랑에서 생기는 마음의 높은 언덕을 겸손의 임금이신 그리스도를 바라보면서 깎아낮추자. 우리는 구원을 기다리는 대림절의 기쁨을 이웃과 함께 나누자.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 그리스도를 알지못하는 이들에게 주님의 메시지를 전하자.
세상에 희망을 주는 평화와 사랑、축복과 구원의 희소식은 모든 이에게 주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만으로는 힘이없다. 우리 주위에는 너무나 많은 말、선전、표어、슬로건 구호가 범람하고 있다.
우리는 실속없고 말만 흔한 세상에서 묵묵히 행동하고 실천함으로써 그리스도다운 모범을 보이자. 우리 주위의 불우한 이들、고통과 절망、좌절과 낙담중에 있는 이들에게 살아있는 그리스도와 꾸밈없는 사랑을 보여주자. 성탄을 준비하는 대림절을 회개와 쇄신、기도와 자선으로 거룩하게 지냄으로써 오실 주님을 기쁘게 해드리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