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 씩씩한 군인이되어 주어진 역할을 익힐때 쯤 갑자기 몸에 이상이 생겨 병원신세를 지게되었다.『왜 하필이면 내게 이런일이 있어야 합니까?』주님께 볼메인 소리를 했다.
그러다가 군의 병원서 내가 그분의 말씀을 전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을때『과연 내게 그럴 자격이 있을까』하고 발뺌하려했다.
그러던 중 어느날 저녁、옆 침대의 전우가 며칠째 40℃를 오르내리는 고열로 시달리다 중환자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날밤 부시럭거리는 소리에 부시시 눈을 떠보니 간호장교가 옆 전우의 짐을 챙기고 있는게 아닌가. 의아해하는 나에게 간호장교는『짐을 옮겨야겠어요. 김상병이 곧 수도병원으로 후송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간호장교를 도와 그이 짐을 챙겨 어두운 계단을 뛰어 내려갔을때 중환자실엔 이미 그가 떠나고 없었다. 서둘러 현관으로 나가보니 야전 침대에 그가 양팔에 링겔을 꽂고 누워있었다. 구급차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 그와 몇마디끝에『교리 배우기로 해놓고 이렇게 도망가다니…』했다.
그말에 살며시 웃는 그의 손에 나는 묵주를 감아 주었다. 아직 기도하는 방법도 모르겠지만 주님께 기도하라고 하면서…
구급차가 도착하고 그는 곧 구급차에 실렸다. 그리고 그의 코엔 산소호흡기가 부착되었다. 옆에 서있던 간호장교의 눈이 붉게 충혈돼 있었다. 상황을 미루어 그가 위급하다는 것을 알았다. 순간 그를 그냥 보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스쳤다.
급하게 차를 세워 군의관에게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후 그의 곁에 다가가 대세줄 준비를 했다. 그에게 그 사실을 말했을때 그는『내게 그럴 자격이 있을까?』며 나를 쳐다보았다.『주님을 믿는데 자격이 따로 있나요』그에게 신자로서 알아야할 기본적인 몇가지 교리를 말해주었다. 그는 그 모든 것을 믿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나는 당장 물을 구할 수가 없었다. 급한 상황이라 차를 내려 차도에 고인 빗물을 떠다 그의 이마에 십자를 그으며 대세를 주었다.
그를 실은 구급차는 비내리는 밤 길을 서둘러 떠나갔다.
늦지않게 그와 내가 만날 수 있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보잘 것 없는 나를 통해서 당신은 활동하신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자격은 내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주시는 것임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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