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그랑
땡그랑
구세군 자선남비의 종소리가들려 오는 것 같다.
어느덧 나의 시야 속엔 한 점 한 점 다가선 아기 예수님의 모습이 선명해지고 있다. 이제 곧 대림절이다. 25년 동안、아니 그보다 어쩜 더 일찍 주님을 만났을지도 모르지만 아직껏 주님의 형상이 그려지지 않은 채이다. 갑자기 머리가 숙여지고 무거워 짐을 느낀다.
그런데 언제 곁에 와 있었는지 실장이 가슴에 무엇인가 안고 서 있었다.
제법 큰 상자가 엄마 품에 아기가 안기듯 안겨져 있었다. 모금함이라 적혀있었다. 나는 그것을 무시한채 왜 왔느냐고 물었다 통을 내려 놓으며 실장은『선생님、두달 전부터 선생님 몰래 저희들이 쌀이랑、성금을 준비해왔어요. 이제 이 모금함이 거진다 채워졌기에 저희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말씀드리려고 왔습니다』
나는 꿈결을 걸어온 듯한 시간들에 잠시 정신을 가다듬고 장난삼아 그것을 받아 넘기며 이야기했다.『괜히 모금한다고 핑계삼아 또 무슨 오락을 하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고 했다.
실장은 매우 섭섭하다는 표정으로『선생님、저희들 진심을 그렇게 몰라 주나요. 우린 꼭 가까운 이웃을 방문하고 싶은 거에요. 나 보다 더 불우한 이웃을 만나고 또 그들과 함께 시간을 나누고 싶은 거에요. 그러니 선생님、허락만 해주세요. 그럼 우린 멋진 계획을 세워 단 하루만이라도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싶어요』난 눈물이 핑 돌았다. 미처 생각지도 않은 일들이 학생들 편에서 이루어지니 교사로서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
다시 구유의 예수님이 떠오른다. 확실치 않은 모습으로…
그 이후로 학생들은 에어로빅에 이색 춘향전·민요·부채춤 등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 학생들 역시 시간이 없고 굶주린 이들이었다. 배움의 의지와 생존의 의지를 함께 걸머지고 있는 것이다. 난 그들과 함께 엉켰다. 열심히-.
언젠가 명상의 시간에 이런 이야기 한것이 기억난다.
『나환자 가난한자 병든자 즉 나보다 현실적으로 어려움 속에 있는 자는 바로 현재 나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러니 난 이들에게 적선하는 것이 아니고 은혜를 갚아야 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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