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나병을 천형(天刑)이라고했다. 자신이나 조상들 중에 어느 누가 몹쓸 짓을 해서 하늘의 벌을 받아 나병환자가 되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병환자는 아무에게도 동정을 받지 못했고 인간다운 대우를 받지 못했다. 그들은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추한 존재로 정상인들의 사회속에 함께 어울려 살 수 없었고 배척받아 다시는 헤어나올 수 없는 외진 곳으로 격리、추방되었다. 인간이 무지하던 옛 시대의 사고방식이었다. 그런데 현대의 나병이라고 하는 AIDS는 좀 다른 모양이다. ▼성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합법적인 관계라 하더라도 은밀해야 했다. 이 은밀한 관계가 합법적으로만 이루어 진다면야 언제까지나 은밀한 상태로 남아있을 수 있는데 그것이 도덕적으로나 법률적으로 비정상적인 관계라면 언젠가 어떤 형태로는 세상 사람들 눈에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래서 성에 관계되는 병이란 언제나 부끄러운 것이다. ▼아프리카 원주민들 중에는 옷을 전혀 입지않고 사는 부족이 있다. 그러나 그들도 자세히 보면 허리에 끝같은 것을 매고 그 끈 한가닥을 앞으로 드리우고 있다. 이것은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은 후 부끄러움을 알게되어 옷을 입었다는 인간창조설화의 한 증거라고도 한다. 하여튼 이것이 옷이든 아니든 간에 남녀가 앞을 터놓고 살아가면서도 이들 사회에는 성병이란 없다고 한다. 성병이란 하느님이 정해주신 성질서를 깨뜨릴때 생기는 천형인지로 모른다. ▼요즈음 AIDS가 공포의 대상으로 등장했다. 무서운 병이요 부끄러운 병이란 뜻에서 현대의 나병이라고 하는가 보다. AIDS는 인간의 비정상적인 성관계에서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하느님이 정해주신 성질서를 어긴자에게 내려지는 천형인가 보다. 성질서가 무너지면 가정의 평화가 깨뜨려지고 가정이 파괴되면 사회가 무너지게 된다. 사회가 무너지면 그것은 인류의 종말이 아닐까? AIDS란 인류종말을 예고하는 하느님의 경고인지도 모른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