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성바오로 여자 수도회 주최 제1회 청소년 독후감 현상 공모 작품 중 중등부 최우수작품이다. 고등부 최우수작은 다음호에 소개한다. <편집자주>
『「나는 데이빗」입니다』
아마 누가 『네가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이라고 질문한다면 나는 서슴없이 그렇게 대답할 것이다. 읽은 것을 또 읽고 계속 되풀이해 읽을 때 마다 이 책에서 오는 감동이 새로왔던 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렇게도 이책은 나에게 중요한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어둠의 수용소를 탈출하여 모든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소년 데이빗은 정말 너무도 훌륭하였다. 그랬기에 데이빗은 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던 같다.
바깥 세상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이 수용소를 탈출하여 나온 데이빗이 처음 본 이탈리아의 풍경은 너무도 아름다운 것이었다. 푸르른 수풀 아래에서 반짝이는 햇살을 받아 출렁이는 바닷물은 데이빗에게 벅찬감격을 주었다.
나는 아름다운 대지 푸른산과 하늘을 매일 보면서도 『진정 저것은 아름답구나!』하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봄을 알리는 연두빛 새순, 얼굴을 스치는 바람, 풍요한 들판과 밝은 하늘 이 모두가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커다란 축복이었음을 나는 왜 깨닫지 못했을까?
수용소를 나온 이후 데이빗이 느낀 것이 또 하나 있었다. 바로 자유이다.
내 스스로의 결정과 지시에 의해서 내 자신이 움직인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나는 여태껏 내가 자유로왔기에 이 세상 한구석에서 자유를 갈망하며 발버등치는 사람들을 의식하지 못했었다. 항상 주위에서 많이 들어왔었지만 별로 관심을 갖지 못했던 자유의 소중함을 데이빗에게서 배웠다.
데이빗에게 자유가 주어졌지만 그의 여행길이 그렇게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었다.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릴 때도 많았고 좋지못한 사람들을 만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절대 남의 것에 손대지 않았고 지혜롭게 행동하였다. 그러나 길을 인도해주던 나침반을 잃어버렸을 때 그는 처음으로 하느님을 찾았다. 인간이 어떤 어려움에 처했을 때 소녀를 구하게 되었을 때 그는 이렇게 기도드렸다. 이 일은 자신이 혼자서 해내겠고 그것이 그분께 대한 보답이 되게 해달라고…. 데이빗은 그 약속을 훌륭히 지켰고, 그렇게도 연습을 했지만 되지않던 미소가 자기가 구해낸 소녀를 보는 순간에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게 되고있다.
나도 불타는 오두막집에서 소녀를 구해내기까지의 아슬아슬한 장면을 마음조이며 읽다가 데이빗이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키게된 것을 알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 자연스런 미소는 기뻐하신 하느님의 선물이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참으로 숱한 기도를 하느님께 드린다.
『무엇을 어떻게 해주십시오』
『무슨 일이 성공하게 도와주십시오』
아마 하느님이 피곤하실 정도로 다양한 가지각색의 기도를 드린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나도 언제나 하느님께 청을 드리는 기도뿐이었지 그분께 감사하며 그분을 위해 무슨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적은 없었다.
데이빗처럼 하느님을 기쁘게 하는 기도를 많이 할 수 있어야 하겠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감동적으로 읽은 부분은 데이빗을 위해 목숨을 던진 킹의 이야기다. 킹은 데이빗이 못된 농부의 집에서 탈출할 때 함께 따라온 양치기 개의 이름이다.
데이빗이 수용소 측 사람들에게 붙잡히기 직전 데이빗의 위험을 알아차린 킹은 데이빗을 위해 쳐나갔고 데이빗은 그 사이에 도망칠 수 있었다. 한방의 총소리와 다정했던 친구의 부르짖음을 뒤로하고…….
이 장면은 내가 잊으려 해도 잊을수 없는 가장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장면이다. 사람도 감히 해내기 어려운 일을 하찮은 개 한마리가 해 내었다.
하느님은 그 개 한 마리에게까지도 그런 아름다운 마음을 실어놓으셨단 말인가!
킹의 희생의 대가였는지 데이빗은 드디어 덴마크에서 어머니를 만난다.
이 작은 책에서 내가 느끼고 얻은 것이 너무도 많아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내가「나는 데이빗」을 주제로 독후감을 쓰기로 했을 때도 정말 내가 느낀 모든 것을 다 제대로 나타낼 수 있을지 걱정했을 정도로 내가 느낀 감격은 컸다.
12세의 어린 소년 데이빗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은 너무도 중요한 것들이 었다. 이제 진정한 사랑과 참된 자유의 뜻, 그리고 행복의 의미도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다.
나는 앞으로 하느님이 내게주신 그 모든 것을 사랑할 것이다.
그리고 꽃 한송이, 풀 한포기, 하나 하나의 작은 생명체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것이다.
끝으로 내가 바라는 것은 내 세대에 있는 많은 친구들이 이 책을 많이 읽어 내가 받은 감동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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