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의학협회와 대한변호사협회는 공동 세미나를 마련, 의학 과학의 이름으로 끊임없이 도전받고 있는 인간 생명의 제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인간생명을 다루는데 있어 법과 의학 사이, 그리고 인간의 한계를 검토한 이번 세미나는 생명의 존엄성이 여러가지 형태로 위협받는 현실속에서 교회의 관심을 집중 시켰다. 세미나 중 임신 조작 및 태아 성 식별의 사회적 도덕적 문제점(인공수정 시헌관 아기 태아진단)을 주제로 주제 발표를 담당한 조규상 교수(가톨릭의대)의 발표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인공수정ㆍ시험관아기ㆍ태아진단ㆍ유전공학은 그 기술적인 방법에 있어 서로 다르지만 수정에서부터 출산까지의 기준에 있어 발달된 의학기술을 가지고 인공적인 조작을 가함으로써 불가능했던 아기를 임신ㆍ출산케하고 더욱 질병이 없는 우수한 아기와 더 나아가 아들이나 딸까지도 마음대로 얻어낼 수 있는 점에 있어 공통성을 가지고있다.
인공수정은 이미 어느 정도 보편화되어 있고 시험관 아기도 현재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탄생시키고 있으며 유전공학은 미생물에서부터 원하는 유전자를 환치할 수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가하면 태아의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은 이제 정확히 출생 전 성 식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생명과학 기술의 제문제들은 지금 의학윤리의 대상으로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그 이유는 기술조작과、그로인해 발생되는 결과들이 인간의 생명이자 바로 인간 자체이기 때문이다.
◆인공수정
인공수정은 자녀가 없는 부부、특히 남편에게 생식능력이 없어 아기가 없는 경우 남자의 정자를 여자의 자궁이나 난관에 주입함으로써 임신케 하는 것인데 남편의 정자를 부인에게 수정하는 배우자간 인공수정(AIH)과 남편아닌 다른 사람의 정자로 수정하는 비 배우자간 인공수정(AID)등 두가지 형태가 있다.
역사적으로 가축의 우량종을 얻기위한 교배방법으로 사용해온 인공수정은 1785년 영국에서 처음 인간에게 실시됐다.
1950년 이후 미국에서는 연간 15만~20만명의 인공수정 아기가 태어났고 그중 5~7만명은 비배우자간 인공수정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약 1만명의 인공수정 아기가 태어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을만큼 보편화 되었다.
그러나 배우자간의 인공수정이 불임가정에 기쁨을 가져다준데 비해 비 배우자간 인공수정의 경우는 의학적으로는 물론 사회적 윤리적으로 많은 문제를 수반하고 있다.
정자 제공자가 어떤 유전병이나 소질이 있을 때、인공 수정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올 수 있는 정신적 문제、우생학적으로 보다 건강하고 지적수준이 높은 자손들을 얻고 불구의 가능성이 있는 자녀를 배제하기위해 비 배우자간 인공수정을 보편화하려 할 때 인간과 가정의 존엄성은 여지없이 파괴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시험관 아기
불임부부의 난자와 정자를 어머니 몸밖인 시험관에서 수정시켜 생긴 태아를 모체의 자궁내로 이식함으로써 분만한 아이를 시험관 아이라 한다. 시험관 아기도 인공수정의 경우와 같이 난자ㆍ정자ㆍ모체의 자궁 모두 부부의 경우도있고 부부아닌 경우도 있을 수가 있다.
성숙된 난자를 배란 직전에 복강경 검사방법으로 흡입、시험관에서 6~12시간 배양한 후 남자의 정자를 주입、수정시킨후 다시 2~4시간 배양한 태아를 자궁내로 이식하는 시험관아기의 성공률은 20~25%정도.
1978년 영국에서 세계최초로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킨 이래 윤리적 논쟁속에 꾸준히 발전、현재는 한국을 포함한 약 20개국에서 2천여명의 아기가 탄생된 상태로 공포감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기술이 보편화됨에 따라 발생되고 있는 윤리적、사회적、법적문제들을 살펴보면 첫째 수정난이 모체로 돌아가지않고 폐기될 경우를 들수가 있다.
법의학과 윤리학에서는 수정된 수정란을 태아로서、생명체로 보기 때문에 수정란은 법적으로 보호도리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체외에서 수정된 잉여 수정난의 처리문제. 실제로 많은 학자들이 수정란을 사용、의학적 지식을 높이고 다른 방법으로 얻어질 수 없는 정보를 얻기위한 관찰과 실험을 한 후 파기할 가능성이 크며 또한 수정란을 다른 동물세포에 이식、연구할 위험성도 있다.
셋째 우생학적으로 우수한 인물들의 수정란을 제공하는「수정란은행」이 생겨나고 실제로 이 같은 시험관 수태가 시도되고 있는 점이다. 따라서 인공수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와 같이 한쌍의 부부가 수십수백의 수정란을 제공할수 있고 이로인한 가계보존의 파괴와 윤리적 타락 문제가 제기된다는 것이다.
시험관 수정방법이 아기를 원하는 불임부부에게 큰 기쁨을 가져다준 것은 사실이지만 기술의 보편화에따라 가공할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이미 보여주고 있으며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결과를 초래할것이다.
◆태아진단
태아진단이란 임신중인 자궁내 태아에 대한 건강상태 유무를 알기위해 양수를 가지고 세포학적 생화학적 분석을 하거나 초음과 단층상 촬영ㆍ태아경검사ㆍ태아혈액검사 등을 실시함을 뜻한다. 태아진단은 선천적유전성 질환이나 기형을 예방하자는 것이 목적이지만 이 같은 기술조작은 진단 방법에 따른 모체와 태아에 위험이 수반되며 임신 중절 판단의 정당성에 대한 윤리 도덕적ㆍ법적문제를 야기시키기도 한다.
즉 이 기술적 조작이 본래의 목적대로 쓰이기보다는 남아선호 방법이나 산아조절 목적으로 쓰이고 있어 역시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어떤 종류의 과학기술도 발전되기전 하면 곧 널리 보급되는 특성을 가지고있다.
그리고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에는 인간에게 현실적 이익과 행복을 주기위해 개발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들 과학기술 가운데는 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 개발과 함께 사회적으로 물의를 자아내기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이들 기술이 인간 생명의 문제와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경험적으로 볼 때 이 기술들은 초창기에 철저히 규제되거나 페지되지 않는한 결국 보편화되고 이로인한 엄청난 위험을 대가로 치루게 된다.
인공수정 시험관아기、그리고 유전공학의 기술들은 자녀를 못갖는 부부에게 희망을 줄 수 있지만 의도적 인간개조와 남아선호, 대리모라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다주고 있는 것이다. 「할 수 있는 일」도 해서는 안될 때 「하지 않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특권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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