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마당 가득 햇살이 따사로운 토요일 오후. 즐거이 뛰어다니는 밝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지금의 이 성전이 서기 전 빈 공터에 천막을 세운 성당을 지키시던 신부님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 속까지 오르는 슬픔을 가누기 힘들어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10년 전 늘 뛰어놀던 빈 공터 천막성당에서 만난 큰 키의 말이 없으시며 착한 예수님의 모습을 지니셨던 신부님. 그 어린 꼬마의 눈에 비친 24개의 단추가 달린 까만 수단 위로 너무도 인자하신 그 모습은 예수님을 채 알기 전의「살아계신 예수님」이셨습니다.
다닥다닥 붙은 천막 안 작은 의자 위에 웅크리고 앉아 미사를 집전하시던 신부님의 모습을 발끝을 올려 조심스레 지켜보며 열의에 가득 차신 그 모습에서 무언지는 모르지만 그 어린 꼬마는 하느님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그 꼬마가 이제는 당신을 닮은 착한 예수님의 사랑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교리교사로서 서 있습니다.
너무도 큰 사랑을 가르쳐주신 신부님.
당신은 안타깝게 떠나셨지만 신부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셨던 그 사랑을 제 마음 가득 담아서 이제는 더욱더 우리 아이들에게 주렵니다. 어릴 적 꼬마의 눈으로 뵌 신부님을 닮은 언제나 맑고 고운 예수님의 사랑을 우리 아이들에게 심으렵니다. 늘 지켜봐 주실 거지요? 당신의 영혼은 영원히 맑디맑은 아이들 곁에 머물 것임을 믿습니다. 신부님께서 직접 지으신 노랫말 중에 ‘우리의 기쁨은 주님께 있음’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며 하느님 곁에서 영원한 기쁨을 누리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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