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보고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사랑스런 얘기가 있어 몇 자 적어본다. 언제부터인지 내가 살고 있는 대구 지산1단지 주변에는 쓰레기를 한 움큼씩 손에 쥔 수녀님들의 행렬을 볼 수 있었다.
아파트 단지를 돌며 청소를 하고 있는 수녀님들의 모습이 작은 감동을 주곤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며 무심히 여겼는데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아마도 부근의 두산본당 수녀님들인 듯했다.
추운 겨울 우리 대부분은 가죽옷에다 오리털 파카로 몸을 감싸고 시린 손을 숨기기에 여념이 없다. 이 인파 속을 스웨터 하나 걸치고 쓰레기를 한 아름 안고 지나가시는 수녀님들은 우리의 천사가 아닌가.
아쉬운 것은,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도 보란 듯이 차창 밖으로 담배꽁초를 버리는 우리의 메마른 심성들이 있다는 것이다.
물질문명에 찌들어 하나는 알지만 둘은 모르는 우리는 너무나 편한 것만 찾고 안일한 생활만 해온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겠다.
꼭 환경미화원만 거리를 청소해야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쓰레기를 줍는데 소홀해 있다면 버리는 데에도 인색해져야겠다. 동네를 청소하는 수녀님들의 가슴에 든 따뜻한 사랑이 우리의 메마른 가슴에도 조금 전해졌으면 하는 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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