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들이 제사 때문에 순교하셨고, 제사의 미신성을 역설한 나머지 부모한테서까지 불효라는 대접을 받고 죽음을 택했던 그 험난한 신앙생활을 현세의 우리가 욕되게 하는 게 아닌지, 한국의 천주교회가 이 제사 문제를 좀 더 심도 있게 연구해 모두가 공감하고 따를 수 있는 상제례가 있어야겠다.
음식을 성대히 차리면서 우리도 모르게 조상을 잘 모시면 집안이 편안하고 하는 일도 잘 될 것이라 여기며 제사의식 중 조상님께 열심히 빌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한다. 못살던 우리의 역사 속에서 죽은 후라도 음식을 풍족히 대접하고 자하는 효심은 아름다운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 제사를 통해 뭔가를 바라고 얻고자 한다면 황금 송아지에게 제물을 바친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전통의 제사의식 속에서 조상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며 그분에 대한 사람과 존경심을 가족과 친지들과 나눌 수 있는 가톨릭적인 형식과 정신을 바로 세워야겠다. 아울러 조상을 위한 연미사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성숙한 제례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한다.
올바른 형식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믿음과 정신이 더욱더 중요하기에 이 문제는 신중히 우리의 신앙안에서 연구되고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곧 가톨릭 상제례 절차가 공식화될 것이라는 데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교회에서는 교육에도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
신앙을 위해 순교하신 성인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비신앙적인 요소를 타인의 눈치나 보며 흔들렸던 우리의 마음을 이제는 과감히 떨쳐 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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