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빤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나, 엄마, 아빠가 찾아오는 것을 기다리겠지? 아니면 특수학교에서 친구들이랑 오늘도 물리치료를 받고 있겠지.
오빠가 안 됐어, 불쌍해. 난 즐겁게 잘 지내고 있는데 오빤 가족과 함께 있지 못하고…….
오빠가 아프지만 않았더라면…. 왜 하필 많은 장애자들 중에 우리 오빠가 그 사람들 중 하나인 장애자가 되어야 하는지….
아마 하느님이 우리 오빠에게 일찍이 십자가를 지고 있으라고 시켰나보다.
난 장애자가 태어날 때부터 장애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너무도 나쁜 짓을 많이 하는 사람들 때문에 장애자가 이들 대신 보속과 희생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수님께서도 죄 없으시면서 많은 죄인을 대신해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셨다.
장애인들은 천사다. 물론 이 세상에 착하게 사는 사람도 많겠지만 장애인보다 훌륭하고 착한 이들은 없을 것이다. 내가 “많은 사람들이 죄인이다”고 말하고 있지만 나 역시 죄인이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는 악마스런 존재가 차지하고 있다. 장애인들도 물론 그럴 것이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니까.
하지만 장애인들은 우리보다 악마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의지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아픈 몸으로 어떻게 건강하고 부족함 없는 우리들보다 의지력이 그처럼 강한지 모르겠다.
우리는 착한 일을 어쩌다 한 번 해도 곧이어 악마의 유혹에 끌려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착한 일을 하면서 남에게 보이려는 마음.
착한 일을 하였다고 내 이름이 나 얼굴이 신문에 났으면…. 텔레비전에 나왔으면 하고. 이런 것이 바로 우리 마음에 악마가 싹 트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우리 오빠는 물론 모든 장애자들, 가엾고 불쌍한 이들이 이 세상사는 마지막 날까지 편안하고 즐겁게 살다가 예수님, 성모님 곁으로 가도록 기도한다.
이들을 위해 작은 희생을 참아 받을 줄 알고 기도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성모님 도와주세요” 하고….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