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능력이 없는 노부모가 자식을 상대로 부양료를 청구하는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서울 가정법원에 따르면 올해 69세의 백모씨는 51세의 외아들을 상대로 부양료 3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부양료 청구 소송을 냈다는 것.
이 소장에 의하면 노모 백씨는 “6.25 때 남편과 생이별한 후 오직 자식 하나만을 믿고 살았는데 아들이 76년 결혼한 뒤 며느리와 함께 자신을 학대해 84년 집을 나와 식모살이 등으로 연명해왔다”면서 “20세대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신축해 월세를 받고 풍족한 생활을 하는 아들이 병에 걸린 채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는 생모에게 치료비와 생계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서울 가정법원의 경우 위와 같은 노부모의 부양료 청구 소송이 현재 3건이나 접수돼 있다고 한다.
부모와 자식 간의 철륜적인 관계에서 너무나 당연히 이뤄져야 할 봉양이 법의 힘을 빌려 강제로 행사되지 않으면 안 되게 된 현실이 참으로 서글프다.
그야말로 애지중지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쳐 키운 자식이 늙고 병든 부모를 외면하는 현실, 그것은 비단 서울의 3건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빙산의 일각이고 소송 자체도 제기할 줄 몰라 길거리에서, 양로원이나 집단수용시설 등에서 애달프게 연명해가는, 자식 잃은 노인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자식 잃은 부모, 자식으로부터 봉양 받지 못하는 부모는 그 잘못이 일차적으로는 불륜적이고 패륜적인 그 자식에게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자식을 아끼고 위할 줄만 알았지 그 자식을 사람답게, 인간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한 부모에게 그 책임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하나 혹은 둘의 자녀를 가진 가정들이 과연 자녀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되돌아볼 일이다. 과연 가정에서 인간교육、사람답게 사는 교육이 행해지고 있는가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주지하는 것처럼 UN이 올해를 국제 가정의 해로 정했고 우리 교회도 금년을 가정의 해로 지내고 있다.
가정의 해 첫 달을 지내면서 우리 각자의 가정부터 살펴봐야 할 때이다. 우리 가정은 기도와 성가 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정인가? 우리 가정에는 가족 간에 대화와 웃음꽃이 피는가? 그리고 우리 가정 안에는 남을 생각하고 이 사회와 국가를 걱정하는 가족들이 얼마나 있는가?
우리가 지금부터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면 우리 역시도 머지않아 자식 잃은 부모, 부모 버리는 자식이 될 수 있다는 경종을 가슴에 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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