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하늘을 모르는 이는 없다. 저 대기권을 벗어나 어디엔가 따로 하늘이 있어 죽은 후에 착하게 산 사람이 가는 것이 하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 개인의 하늘은 내가 평화로움을 느낄 때나 때때로 마음을 가다듬을 때 혹은 예기치 못한 느낌을 받을 때 그리고 나의 이성과 감성을 넘어선 색다른 목소리가 들릴 때 하늘을 느낀다. 또 내가 얼마나 행복한 존재이며 우주 안에 나는 나뿐이라는 특별한 존재임을 인식할 때나 용기를 받을 때 그리고 그 밖의 느낌들을 받을 때도 하늘이 있다. 그런데 하늘을 느낄 때마다 거기에 사랑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나 개인이 주인공이 되었을 때 시야가 좁아져서 하늘을 느낄 수가 없었고 감동도 오지 않는 것이 참으로 이상한 사실이다.
하늘은 개인 것이 아니면서도 한 개인을 열심히 따라다닌다. 그러면서 그 개인의 삶에 함께 한다.
나의 하늘은 식탁에서의 하늘이 있고 가족의 눈망울에 하늘이 매달려 있다. 내 위주로 생각하는 것만 제외하고는 언제 어디서나 가정 안에 나의 하늘은 숨 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전철 안에서의 하늘이 있고 차를 마실 때도 있으며 손톱을 깎을 때나 거울 안에서 분을 바를 때도 하늘은 나를 지켜보며 기다려준다. 그리고 하찮고 작은 일 안에 적극적으로 선한 쪽에 개입을 한다. 하늘은 크고 넓은 공간의 의미가 아니라 생활에 스며든 빛과 같다고 할까. 함께 하는 것이 하늘인 것 같다.
하늘이 잠을 자고 걷고 먹고 말하고 웃고 해서 타인에게 또 하나의 하늘을 만들어주면 하늘의 면적은 나로부터 너 그리고 타인에게도 함께 넓혀가는 것일 게다. 우리가 바로 하늘이며 우리는 땅에 사니까 땅이 하늘이다.
이미 하늘에서 사는 우리인 것이다. 우리는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으니 하늘은 가정 안에 존재한다. 그래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살짝 바꿔본다면 ‘우리와 함께 계시는 우리 아빠’가 되는 셈이다.
올해는 가정의 해이다.
각자 선 자리에서 하늘의 땅을 넓히고 하늘을 만드는 소도구가 되기 위해선 어떤 작은 일부터 해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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