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으로 발행되는 「한국 농어민 신문」이란 것을 처음 본 것은 젖소 농장을 하는 사람 집에서였다. 대충 훑어보았더니 신문 표제처럼 농어민에 관한 기사들이었다.
그런데 한구석에 어느 명사의 고정칼럼 란이 눈에 띄었다.
그분은 과거 새마을 운동에도 관여했을 뿐만 아니라 누구나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유명 인사인데다 내가 즐겨 읽는 분야의 글이요, 더구나 ‘새 종교’라는 제목이 단박에 눈에 들어왔다.
2백 자 원고지 석 장 정도의 짤막한 글인데 끝 부분에 시선이 걸려 다시 한 번 읽혀졌다.
“……수천 년 전 종교는 모두 그 시대에 맞게 제창된 교리들이다. 수천 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는 종교도 자연스레 변해야 할 것이다. 가족처럼 되기 위해서는 새 종교의 탄생이 필요하다”
종교학에는 문외한이지만 얼핏 수긍이 가질 않는다. 바꾸어 말하면 기성종교는 그 교리가 고색창연하여 현대에 부적합하니까 신시대에 걸맞은 차림새의 새 종교라야 한다니 말이다.
새 종교라면 얼마 전에 세상의 종말이 온다고 떠들어대던 그 쇼킹한 것을 말하는 걸까? 아니면 이 천상천하의 피조물들을 싹 쓸어버리고 다시 창조하는 새로운 조물주가 나타나야 한다는 건가.
가가린이라는 소련 우주 비행사는 겨우 구름 위를 한 바퀴 돌고 나서 한다는 소리가 하느님도 없고 천당도 없다고 큰 소리 쳤지만 미국의 우주 비행사는 하느님이 하늘과 땅을 만들었다는 성경 창세기의 그 신비스러움에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았던가.
어떤 종교가 새 종교이고 어떤 종교가 헌 종교인지 아둔한 이 머리로는 어림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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