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4백호를 맞은 월간 「소년」은 4월5일 식목일을 맞아 서울 중림동성당 마당에서 ‘어린이 글짓기 및 그림 그리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80여 명의 어린이들은 그동안 갈고 닦았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모처럼 휴일을 맞아 부모님과의 오락을 갖는 등 즐거운 한 때를 가졌다. 본보는 이번 대회에서 최우수로 추기경상을 수상한 이현규(스테파노‧서울 당서국 4년‧글부분)군과 정효주(골롬바‧서울 매원국 1년‧그림부분)양의 글과 그림을 소개하고자 한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당산동 성당에 다니는 4학년 어린이입니다. 제 본명은 김수환 추기경님처럼 스테파노입니다.
저희 가족은 은행에 다니시는 아빠와 음식솜씨가 좋은 엄마, 그리고 올해 유치부에 들어간 동생 발렌티나가 있습니다. 일요일이 되면 온 가족이 성당에 나가 미사참례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저는 성당 성가대에서 노래도 부르고, 신부님을 도와 드리는 복사도 하고 있습니다. 복사를 하면서 가장 기쁠 때는 여러 친구들과 어린이 미사를 드릴 때 입니다. 이때는 너무나 기분이 좋아서 저절로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그러나 복사를 하면서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것은 추운 겨울날 새벽미사에 갈 때 입니다. 이때는 정말 꾀도 많이 나지만, 저희 아빠는 제가 복사를 하면서 부지런해졌다고 저를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계십니다. 또 저희 엄마는 미사를 드리기 전 제가 촛불 켜는 모습이 마치 작은 천사 같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너무 제 자랑만 했나요? 그런데 제가 요즘 제 주위에서 정말 작은 천사를 만났습니다.
누구냐구요?
저에겐 복사를 같이 서는 단짝친구인 야고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야고보는 쌍둥이로 태어났는데 10분 늦게 태어난 요한이라는 동생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요한도 저와 같은 11살, 4학년인 셈이지요. 그런데 요한은 어릴 때 심한 열을 앓다가 그만 뇌성마비가 되었답니다.
며칠 전 학교 숙제를 하기 위해 야고보 집에 갔다가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숙제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동생 요한이 와서 우리 책을 어지럽히고 방해를 했습니다.
저는 짜증이 났지만 제 친구는 자기 동생을 꼭 감싸주면서 “그러면 안 돼”라고 타이르는 것이었습니다. 저 같으면 한 대 때렸을 텐데 말입니다. 그 모습이 꼭 작은 천사들의 모습처럼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가만히 보니 제 친구는 아픈 동생을 위해 모든 것을 친절히 가르쳐 주고 동생을 잘 돌보아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보고 조금만 귀찮게 해도 동생과 싸우는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날 밤 저는 저녁기도를 드리면서 동생과 사이좋게 지내라는 엄마의 말씀을 꼭 지키겠다고 예수님과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픈 요한을 위해서도 기도를 드렸습니다.
“예수님 요한을 빨리 낫게 해주세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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