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정부의 개혁의 칼날이 날로 거세지면서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대문짝만한 큰 사건들에 정신을 가눌 길이 없다.
특히 한 나라의 운명이 걸려 있는 교육의 현장에서 입시와 관례, 종잡을 수 없는 비리와 부정의 회오리가 불고 있어 온 국민이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사학(私學)의 자율성을 오용하여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다는 금권주의 앞에 굴복한 교육계의 부조리를 지켜보며 가톨릭 교육재단에도 자신을 되돌아볼 소지는 없는지 스스로 되뇌어 본다.
가톨릭교회는 전통적으로 교육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모델로 한 ‘보편적 인간상’ 구현을 목표로 전인교육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전통교회는 가정을 교육과 양육의 모체로 최우선적으로 손꼽고 있다. 부모를 자녀의 첫째이며 주된 교육자로 인정한 교회는 부모의 모범된 삶이 자녀들의 인격형성에 척도임을 항상 일깨워 왔다.
‘가정은 모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제(諸) 덕행을 가르치는 최초의 학교’라고 정의한 교회는 부모와 학교교육에 종사하는 교사들의 의무와 권리, 사명감이 얼마나 막중한가를 가르쳐 주고 있다.
기자는 사학의 잇단 입시부정으로 무너져가는 교육계의 위상을 확대 해석, 한국사학의 명문으로 자처해오던 가톨릭 교육재단의 그 책임을 전가해 본다.
교육현장에 정의와 사랑의 복음정신을 실현하고 하느님 나라 확장을 위한 기초교육장의 터전을 마련키 위해 설립된 가톨릭 사학들이 교육계가 이토록 부정에 물들 때까지 무엇하고 있었는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유유상종’(類類相從)이란 우리 속담과 같이 혹자들로부터 우리 가톨릭 사학이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매도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이번 입시부정 사건을 전화위복으로 우리 가톨릭 사학도 한때 소극적이든 자승자박(自繩自縛)의 굴레에서 벗어나 교육개혁의 기수로 일어나야 한다.
이 땅의 교육계에 새로운 기틀을 제시하고, 참 교육의 풍토를 마련하는 진보적 교육을 바로 가톨릭 사학에서 보여줘야 한다.
4월16일 행정 관료의 물갈이로 대신한 오병문 교육부 장관의 소극적 교육개혁 종합대책안에 실망하면서 교육계 기강 확립과 전인교육에 활약한 가톨릭 사학의 눈부신 활동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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