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국 땅의 신자들은 과연 믿음을 가진 이냐고 되묻는, 신자들에 대한 지탄의 소리가 높다.
새 정부가 들어선지 불과 2개월여. 개혁의 바람 속에서 부정부패의 고름은 각계각층 어느 곳 할 것 없이 냄새를 풍기지 않는 곳이 없다.
이 땅에서 지난 수십 년래 최고의 가치로 줄곧 숭상된 금력의 위력은 사회의 기치관에까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것이 작금 증명되어 있다.
돈 앞에 책임감ㆍ직업의식ㆍ도덕적성 등의 말은 무너져내려 국민들은 이제 도덕성 불감증에 걸려있다시피 한 정황이다.
양심이라는 단어도 특수한 자리를 제외하고 사용하기조차 남부끄러워져 버렸다.
1천만이 넘는 그리스도교 신자, 1천만에 육박한다는 불교 신자, 전체 종교인 수가 전 국민의 수를 상회한다는 이 나라가 이토록까지 된 데에는 종교지도자들의 책임이 없다할 수 없을 것이다.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차치하고라도 그리스도교나 불교 등이 나라 국민들이 믿고 있는 종교에서 근본적인 가르침으로 존중하고 있는 ‘정직’ ‘신뢰’ ‘양심존중’ ‘성실’ ‘도덕준수’ 등의 낱말이 사회 안에서 빛을 잃고 있다.
이스라엘의 역사는 백성들이 황금으로 만든 우상을 숭배하면서 야훼의 계명과 가치관을 저버렸을 때는 어김없이 멸망의 결과를 낳았다는 사실을 자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국가사회의 도덕성과 신의가 바닥에 떨어졌을 때 국가의 난국을 타개하고자 사회정신기강 확립을 위해 석가와 여러 현자들의 가르침의 횃불을 높이 치켜든 것이 우리나라 불교역사의 굵은 획이었다.
새 정부의 재산공개가 몰고 온 의식의 깨우침이 식자들 간에 확산되어 가는 현 시점, 이제 종교계 지도자가 이 정신적 난국을 헤쳐갈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소리가 높은 오늘의 시점에 나온 김수환 추기경의 종교계 지도자 재산공개 발언은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종교계 지도자들은 자기교파 내 신자들이 모인 곳에서 사회에 부정부패가 많다느니, 혼탁한 세상이라느니 등의 소리는 이제 그만하고 참으로 김 추기경의 말대로 하늘이 준 정화의 이 호기에 자신의 것을 숨김없이 내보이고 몸으로 자신의 종교의 핵심 가르침을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종교계 지도자의 재산공개는 정신적인 기강이 해이돼 있고 도덕성이 무너져 가고 있고 양심이 무뎌가고 있으며 국민들의 윤리불감증이 심화돼가고 있는 이때 어떤 계층의 재산공개보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이다.
종교지도자의 구국에 산 용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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