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18일 주말에만 전국서 40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로 인한 피해는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두드러지는 것은 수십 년 이상 가꾸어온 나무들이 삽시간에 잿더미로 변해 버린다. 나무들이 불에 타죽고 나면 산은 벌거숭이가 되고 나무들이 인간과 이 지구에 제공하는 온갖 혜택들이 일시에 사라져버리고 만다.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대기 오염과 생태계의 파괴 등은 인간에게 심각한 재앙을 잉태하고 있는 것은 숨길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유독 산불이 많다. 전 국토의 7할이 산으로 덮여있는 산의 나라라는 특성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잘못에 절대적인 원인이 있다.
최근 산림청이 밝힌 바에 의하면 산불의 47%가 입산자들의 실화이고 23%가 밭두렁 소각, 6%가 성묘객 실화, 5%가 어린이 불장난 나머지 19%가 다른 이유들이다.
이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산불의 거의 전부가 사람들의 부주의나 실수·태만 등에 그 원인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드물게 발생하는 외국의 산불이 대부분 자연발화인 것에 비하면 우리 국민의 공중도덕 및 의식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전체 산불의 절반의 차지하고 있는 입산자의 실화 경우 그 원인은 담뱃불이 아니면 취사와 관련된 것이다. 산에서 일체의 취사가 금지돼있고 봄철 건조기에 담뱃불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는 기본상식인데도 법과 상식을 무시한 사람들 때문에 산불은 그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과 취사도구를 가진 사람은 일체 입산을 금지시키는 방법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요즘은 산불감시를 맡고 있는 공무원들의 기강이 해이해져 계몽과 단속이 느슨해진 탓에 더 많은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새 정부의 개혁의지가 공무원들한테서 부터 드러나지 않으면 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
그리고 그 개혁은 겉으로 요란하게 떠들어대는 구호성 개혁이 아니라 소리 없이 조용히 내적으로 이루어지는 실천형의 개혁이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 전체의 의식전환이 급선무이다. 구태의연한 사고방식과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 특히 자연보호 측면에서 자연과 환경과 나의 생명이 직결돼있다는 일체감을 강하게 가져야할 것이다.
때마침 서울대교구 한마음운동 본부가 ‘천주교 환경상’을 제정, 6월부터 시상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상의 제정목적이 환경보호에 대한 전 국민의 의식개혁에 있음은 의미 있는 일이다. 모쪼록 이 상이 많은 개인과 단체에 주어져 우리의 환경이 새로워지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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