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에서 그런 것도 몰라요” 차라리 이런 말은 그래도 낫다.
“아니 교회 연구소에서 그런 것도 찾아 주지 않아요” 참 어이없는 말이다. 또 이렇게 일방적으로 물어보고 핀잔을 주는 경우는 끊을 때도 그렇다. 전화란 참으로 편리한 것이니까.
이런 경우 대부분 평소에는 ‘한국 교회사 연구소’가 있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고 필요하게 되어서야 겨우 번호를 알아서 전화하는 경우가 많다. ‘교회사’라는 글자가 붙어 있으니, ‘연구소’라는 글자가 붙어 있으니 자신이 모르는 것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물어보고 답변해 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물건 맡겨 놓은 것을 찾아가는 사람보다 더하다. 그래도 그 사람은 안면이 있거나, 적어도 가벼운 수인사 정도는 했을 테지만, 이건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서 받는 뚱딴지같은 문의 내용이니 아연할 수밖에, 그래도 신자이려니 하고 웃음으로 받아넘기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 연구소에 관계한 지가 10년 가까이 되어 간다. 그런데, 한 가지 공통되는 점은 우리 신자들의 질문이 많다는 것이다. 그것도 쓸데없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일반 사전에서 손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것을 우선 전화로 물어보니까 문제다.
“사전을 찾아보아도 잘 알 수 없어서 여기 저기 물어 보다가 전화를 한다”고 하는 사람에게는 나 자신이 더 고마울 수가 없다. 그것이 교리 문제에 대한 해답을 원하는 것이든, 아니면 자신들끼리 교회사를 논의하다가 의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것이든, 이제 작은 문제부터 찾아보는 습관을 길러야 하겠다.
사실 교회 안에 신자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책들이 많지 않다는 점에도 문제는 있다. 또 그것이 있다고 해도 말려주는 사람이 없으니, 하나의 해답을 구하기 위해 그 많은 책들을 찾아볼 수는 없는 일이다.
교리공부가 형식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어느 신부님께서는 신자들에게 모든 문제를 일일이 찾아보게끔 하는 경우를 보았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그 신자들은 신부님에게 원망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래, 우리 신부님은 꼼꼼하고 교리를 가르치는 데도 형식으로 그치는 일이 없는 분이셔”라고 덕담을 하면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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